[알쏭달쏭 세금] 매입세액 공제 받으려면 매입처가 정상 사업자인지 먼저 확인해야
경기도에서 도소매업을 하는 박정상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세무서로부터 ‘귀하의 매입세금계산서가 폐업자로부터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되니 이를 해명하라’는 안내문을 받은 것이다. 처음엔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매입처는 거래시점 기준으로 폐업한 사업자가 맞았다. 박씨는 매입 과정에서 거래처에 부가가치세를 줬는데도, 세무서에서는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어 결국 손해를 보게 됐다.

사업을 하다 보면 평소 거래하지 않던 사람으로부터 시세보다 싸게 물건을 대줄 테니 구입하겠느냐는 제의를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거래상대방이 정상 사업자인지, 세금계산서는 정당한 세금계산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거래상대방이 폐업자이거나 다른 사업자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줬다면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상대방이 의심스러울 때는 세금계산서를 받을 때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첫째,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이 정확히 기재돼 있는지 확인한다. 세금계산서에 잘못 기재된 게 있으면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고 가산세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필요적 기재사항은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와 성명 또는 명칭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 △공급가액과 부가세액 △작성 연월일 등이다.

둘째, 물건을 실제로 판 사업자가 발급하는 세금계산서인지를 확인한다.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 자신의 매출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거짓 세금계산서를 받은 경우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물건을 구입하면서 발급받은 세금계산서 상에 상호나 소재지, 전화번호, 명함 등 사업자 현황이 일치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셋째, 세금계산서 발급이 가능한 사업자인지 확인한다. 폐업자나 간이과세자, 면세사업자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없다. 이들이 발급한 세금계산서는 효력이 없어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없다. 특히 폐업자가 폐업신고를 하고 난 후 재고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종전의 사업자등록번호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래 상대방이 의심스러울 때는 반드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거래상대방이 일반 과세자인지와 폐업자인지 여부는 인터넷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나 홈택스 (www.hometax.go.kr)를 통해 조회해 볼 수 있다.

현상기 < 이현회계법인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