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이틀간 시행…"교과과정에서 출제해 대체로 평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두 번째 주말인 16∼17일 이틀간 한양대·한국외대·이화여대·숙명여대·고려대 등 서울지역 일부 대학에서 수시 논술고사가 치러졌다.

주로 교과서와 EBS 지문을 활용하고 논제나 제시문도 고교 과정에서 나왔으며 출제 경향도 작년 수시와 비슷하고 대체로 평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양대에서는 16일 인문계, 17일 자연계 논술고사가 치러졌다.

학교 측은 응시율을 인문계 67%(작년 65%), 자연계 57%(작년 55%)로 각각 추정했다.

인문계 논술은 '어린왕자', 니코 멜레의 '거대 권력의 종말', 플라톤 '대화'편 등의 내용을 인용해 출제됐다.

상경계 논술은 인간이 자기 이익만을 고려해 행동하는 존재인지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존재인지에 대한 주제를 다뤘다.

자연계 시험에는 지수로 표현된 두 수의 크기, 자연수의 제곱근에 수렴하는 수열, 미분에 관계된 극한개념, 벡터의 정의와 그 성질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은 "모든 제시문을 교과서에서 출제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은 없다"라며 "논술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만큼 고교 정상화를 고려하고 사교육을 방지할 목적으로 지난해보다도 쉽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에서는 16∼17일 이틀에 걸쳐 전 계열 지원자들이 논술고사를 치렀다.

응시율은 68%였으며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제시문을 토대로 공통 핵심어를 찾고 요약하는 문제 등이 나왔으며 제시문 주제는 미래주의, 연암 박지원의 선변의 문학, 빅데이터, 복지국가 등이다.

제시문 내 그래프로는 통계청의 '창업·폐업자 수 추이'와 산은경제연구소의 '경영실패 요인별 중요도' 등이 인용됐다.

유기환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논술 출제본부에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감수위원으로 함께 입소해 고교 교육과정에 맞도록 문제를 출제했다"라며 "선택형 수능이 어려워 학생들이 수시로 몰려 응시율이 오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16일 인문계, 17일 자연 논술고사를 치렀다.

이틀간 치러진 논술고사에는 1만3천688명의 지원자 중 9천504명이 응시해 69.4%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인문계 시험에는 '웃음'을 주제어로 한 문제와 빈곤·빈민구제·고용 개념에 대한 분석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나왔다.

영어 제시문을 포함한 제시문 3개는 모두 고교 교과서에서 출제됐다.

자연계 시험은 지수 로그함수, 미분, 적분, 2차 곡선, 도형의 면적, 함수의 극값 등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활용도를 물었다.

이화여대 측은 "고등학생들이 정규 교육과정에서 학습한 다양한 지적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라며 "학생들의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질문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도 16일과 17일 자연계와 인문계의 논술 고사를 각각 치렀다.

자연계 수리 논술에는 직선과 원에 내접하는 원의 중심 자취, 이차함수와 x 축에 공통으로 접하는 점의 자취, 적분, 벡터 등에 관한 문제가 나왔다.

과학 논술은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중 하나를 선택해 보는 방식이었다.

인문계 인문 논술에는 평등에 관한 세 가지 의견을 바탕으로 제시문을 설명하고 세 의견의 장단점에 주목해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인문계 수리 논술에는 조세 수입의 최댓값을 구하는 문제, 향우회를 소재로 확률을 계산하는 문제가 나왔다.

숙명여대는 인문계 논술로 빅데이터와 정보에 관한 문제, 수리 논술로 확률과 통계 문항, 이주민 문제 등을 출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