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서 여성 잇단 강제추행범 비번 경찰관에 '덜미'

최근 늦은 밤이나 새벽 귀갓길 여성과 취객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라 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5일 귀갓길 취객을 유인해 지갑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최모(16·무직)군 등 10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군 등은 지난달 12일 오후 10시께 원주시 모란 1길 앞 도로에서 A(46)씨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걸어가자 최씨를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유인해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서 현금 1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달 9일 오전 5시 40분께 원주시 단계동의 한 백화점 앞 도로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B(52·여)씨를 뒤따라가 넘어뜨린 다음 온몸을 마구 폭행하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최군 등은 "취객이나 여성은 돈이나 가방을 빼앗기 쉬울 것 같아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오후 10시 15분께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의 전철역 맞은편 도로에서 한모(26)씨가 혼자 귀가하던 C(20·여)씨를 뒤따라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나서 강제로 성추행했다.

이어 한씨는 20여분 뒤인 오후 10시 37분께 인근에서 귀가하던 D(21·여)씨에게도 폭력을 휘둘러 넘어뜨리고서 강제추행하고 달아났다.

한밤중에 귀갓길 여성만 골라 강제추행하고 달아나던 한씨는 때마침 길을 지나던 철원경찰서 갈말파출소 소속 이성찬 경사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당시 비번인 이 경사는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병원으로 가던 중 현장 경찰관의 무전을 듣고 한씨를 뒤쫓아가 격투 끝에 검거, 의정부경찰서에 인계했다.

이처럼 한밤중 여성 등을 상대로 한 강력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나 밤길 안심 귀가 대책은 미흡하다.

현재 도내에서 자율방범대 차량을 이용해 귀갓길 여성을 집까지 데려다 주는 '여성안심귀가서비스'가 시행 중인 곳은 평창 8곳, 원주 5곳, 화천 3곳, 고성·인제·철원 각 2곳, 태백·횡성·홍천·정선 각 1곳 등이다.

그러나 춘천, 강릉, 동해, 삼척, 속초, 영월, 양구에서는 '여성안심귀가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치안여건과 주민요구 등을 분석해 귀갓길 순찰선을 조정하겠다"며 "강력범죄 위험이 큰 83곳에 순찰인력을 집중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