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남성의 정자 수를 측정해 불임 여부를 가리는 일회용 진단 시약이 시판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한 제약업체는 남성 정자의 정상 여부를 10분 만에 판별하는 자가진단 시약을 상품화해 최근 30파운드(약 5만1000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제품은 정액 표본 속의 정자 수를 측정해 정상 및 미달, 완전불임 등 여부를 가정에서도 간편히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측정 결과 정자 수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밀리리터당 2000만 개를 넘는 정상이면 두 줄, 이에 미달하면 한 줄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판매업체는 시약이 정자의 특수 단백질 성분 함량을 측정하는 원리여서 남성 불임 여부를 98% 이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에 여성이 떠맡았던 불임의 책임을 남녀가 공평하게 나누게 됐다는 반응과 불임 검사가 남발돼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렸다.

정자의 수는 측정하지만 불임의 또 다른 원인인 정자의 활동성까지는 측정하지 못하는 진단시약의 단점도 지적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