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연방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미 상무부는 오는 31일~11월1일 워싱턴 메리어트와드먼파크호텔에서 개최하는 ‘SelectUSA 2013 투자서밋’에 세계 60여개국 1000여명 이상의 투자자가 참석하기로 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행사에는 주관 부처인 상무부의 페니 프리츠커 장관을 비롯해 존 케리 국무장관, 제이콥 루 재무장관, 마이크 프로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연사로 참석, 외국인직접투자(FDI)와 관련한 인센티브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진 스펄링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발레리 재럿 대통령 선임고문과 테네시, 메릴랜드, 델라웨어의 주지사 세 명 등 47개 주정부 관리들도 연사로 나선다. 로런스 핑크 블랙록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캐터필러의 더글러스 오버헤르만, 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 지멘스 미국법인의 에릭 슈피겔 등 글로벌기업 CEO도 대거 참석한다. 프리츠커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외 투자자와 경제부문 기관 및 조직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으로의 투자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 미국은 전 세계 FDI의 37%를 차지했지만 2012년 그 비중이 17%로 감소했다. 지난해 FDI는 1660억달러로 전년 대비 28% 급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FDI 감소를 겪고 있지만 미국의 감소 폭은 선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그동안 거대한 소비시장과 자본시장, 안정적인 법체계, 낮은 에너지 비용 등을 내세워 세계 최대 투자처로 군림해왔지만 최근 들어 높은 법인세(35%)와 인프라 재정비의 필요성,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고속 성장하는 이머징마켓으로 외국인 투자를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해외 기업의 미국 자회사를 대변하는 국제투자기구(OII)의 낸시 맥러넌 대표는 “미국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경제 최우선 정책으로 FD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