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진 복합리조트산업발전포럼 위원장은 "해외 자본이 관심있어 할때 주어진 기회를 살려야 한다"며 "마이스복합리조트의 핵심을 '카지노 설립'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사진.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황혜진 복합리조트산업발전포럼 위원장은 "해외 자본이 관심있어 할때 주어진 기회를 살려야 한다"며 "마이스복합리조트의 핵심을 '카지노 설립'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사진.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카지노가 마이스(MICE) 복합리조트 개발의 핵심은 아닙니다. 복합리조트의 일부분일 뿐이죠. 카지노 때문에 복합리조트 개발을 반대하기보다는 어떻게 한국형 모델을 찾아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황혜진 복합리조트산업발전포럼 위원장(57·이화여대 교수)은 지난 25일 “마이스 복합리조트 개발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위원장은 “국내 마이스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 확보가 시급하다”며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스 복합리조트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중점 개선과제의 하나로 세계적 수준의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지원시스템 마련을 제시했다. 복합리조트 개발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지난 9월 출범한 복합리조트산업 발전포럼의 황 위원장으로부터 한국형 마이스 복합리조트 개발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마이스 복합리조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복합리조트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 마카오 등의 사례를 통해 복합리조트의 경제적 효과는 이미 확인됐다. 싱가포르는 복합리조트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5~2%를 차지하며 6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50만명, 면적은 여의도의 3.5배에 불과한 마카오도 복합리조트 개발로 연간 관광객이 2800만명에 이르고 실업률은 2%대의 완전고용 수준이다. 복합리조트 개발은 고부가가치 관광인프라를 갖는 것 이상의 확산(spill over)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해외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효과는 물론 운영과 관련된 각종 물품, 용역 등 중소기업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별세와 같은 세금으로 정부의 안정적인 복지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 시설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복합리조트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복합리조트는 컨벤션, 숙박, 쇼핑,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마이스 복합리조트에서 카지노의 비중은 5% 미만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병적 도박자 비율이나 범죄율 등이 복합리조트 개발 이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스 복합리조트에서 카지노는 안정적인 시설 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한다. 컨벤션, 공연장 등 공공 성격을 지닌 문화시설은 건립과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창출 효과는 낮기 때문이다.”

▷복합리조트 개발에 카지노는 필수적이란 말인가.
“다른 방안도 있을 수는 있다. 다만 기회를 살리자는 것이다. 미국 샌즈그룹, 엠지엠(MGM), 윈(Wynn), 홍콩의 멜코그룹 등이 최근까지 한국시장을 주목하며 투자의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이 한국시장에 호의적일 때 잡아야 한다. 일본은 해외관광객 유치, 재정비용 마련을 위해 복합리조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5년 전후로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베트남 대만 필리핀 스페인 등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칫 우리는 논쟁만 벌이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

▷카지노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인가.
“복합리조트는 글로벌 시각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전 세계 누구나 한 번쯤 와보고 싶어하는 최고의 복합리조트 개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 무작정 관련 규제부터 풀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싱가포르도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를 개장하면서 입장료 부과, 출입금지 대상자 지정, 감독관 파견, 감독위원회 설립 등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제한하는 엄격한 규제를 마련했다. 우리는 규제를 더욱 세분화하고 강화해야 한다. 오히려 엄격하고 실질적인 규제를 우리의 강점인 ICT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해 복합리조트 개발과 운영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문제 등을 우려해 머뭇거리기보다는 주어진 기회를 살리고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복합리조트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복합리조트는 건립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다. 결코 자금력만 믿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이스 복합리조트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국내 투자의향을 밝힌 샌즈그룹이나 엠지엠, 윈 등은 모두 이 분야에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마이스 복합리조트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상품이 되려면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 고유의 콘텐츠를 발굴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K팝, 전통문화, 음식, 의료관광, 공연 등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한국형 복합리조트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