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무거운 한정식, 간편한 뷔페식으로 샐러드바 매장 꾸며 月매출 2억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롯데백화점 지하 2층에 있는 한 식당 문 앞에는 항상 손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한식 샐러드 뷔페 ‘풀잎채’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온 젊은 부부에서 노부모를 모시고 온 주부들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하루 600명, 한 달이면 1만8000명에 달한다.

이 점포가 손님 발길을 끄는 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식의 간편화’다. 식자재는 우리나라 것을 사용하되 조리나 서비스는 글로벌 방식을 도입했다. 글로벌 방식이란 밥, 반찬, 국으로 구성되는 ‘한상 차림’ 형태에서 벗어나 모든 요리가 김밥처럼 먹기 쉬운 일품요리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요리들을 샐러드바 형태로 진열하고 뷔페식으로 운영한다.

이곳에 온 고객은 우선 곤드레나물 가마솥밥, 냉면 등 단품 요리를 먼저 먹고, 도토리전 등 전 요리와 각종 나물과 두부요리 등 한식 샐러드바 음식을 즐긴 뒤 커피, 팥빙수, 콩가루 아이스크림으로 후식을 즐긴다. 총 40여가지의 한식 메뉴와 12가지 소스를 번갈아가며 즐길 수 있다. 두부김밥과 명이나물 쌈밥, 해조류 및 채소로 싸먹는 숯불구이 요리와 훈제오리는 웰빙족들에게 인기다. 주부들은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모임하는 장소로 이용하기도 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손님은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음식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분당엄마 따라잡기’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풀잎채는 ‘풀과 잎이 가득한 집’이라는 의미로 ‘오대산 산나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오대산 산나물은 우거진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와 테르펜이 함유된 공기를 듬뿍 마시며 자라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착한 가격’도 인기 비결이다. 평일에는 1만2900원, 주말에는 1만5900원이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은 농가에서 나물과 채소를 직접 구매해 중간 유통마진을 없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를 위해 강원도 정선 나물창고와 경기도 오산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게를 직영하는 정인기 ‘푸른마을’ 대표(51·사진)는 20년간 외식사업을 해온 외식사업 베테랑으로 두부마을, 닐리리맘보, 용만이김밥 등 다수의 한식 브랜드를 운영해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풀잎채에 모두 적용했다.

풀잎채는 경남 창원 롯데백화점과 경기 분당 롯데백화점 두 곳 식당가에서 문을 열었고, 경기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과 경기 일산 화정역 세이브존 등에도 연내 문을 열 계획이다. 앞으로 점포 운영은 본사가 맡고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서 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합작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274㎡(약 83평) 크기에 130석 규모인 이 점포는 평일 하루 매출이 550만~600만원, 주말 700만~800만원에 이른다. 한 달 평균 매출은 1억9000만원으로 순이익이 4000만원 선이다. (031)738-2932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