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2일(현지시간)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매킨토시 구매자에게 최신 PC 운영체제(OS)와 핵심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공개한다고 깜짝 선언했다. 무료 공개 소프트웨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제품군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파급력이 큰 무료 소프트웨어 정책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존 소프트웨어 강자인 MS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애플은 신제품 행사에서 맥 OS인 ‘매버릭스’를 포함해 사무용 소프트웨어, 사진·동영상 소프트웨어 등을 무료로 시장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무료로 쓸 수 있게 된 소프트웨어는 각각 MS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에 해당하는 ‘페이지스’ ‘넘버스’ ‘키노트’ 등으로 이뤄진 사무용 소프트웨어 묶음 ‘아이웍스’, 사진편집 프로그램 ‘아이포토’, 동영상편집 프로그램 ‘아이무비’, 음악제작·편집 프로그램 ‘거라지밴드’ 등이 포함된 ‘아이라이프’다.

기존 OS인 ‘마운틴라이언’은 19.99달러(약 2만원), 아이워크는 99달러(약 11만원), 아이라이프는 79달러(약 8만원)에 판매되던 제품이다.

애플은 이날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인 하스웰을 탑재한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도 1299달러(약 137만원)로 종전보다 200달러 낮은 가격에 출시했다. 가격을 낮춘 데다 소프트웨어까지 무료로 쓸 수 있어 기존에 200달러가량 쌌던 같은 사양 윈도OS 기반 노트북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MS는 윈도8과 업그레이드 버전인 윈도8.1이 호평을 받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핵심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는 애플의 이번 전략 변화가 MS에는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