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 랭킹 4위 리디아 고(16·뉴질랜드)가 드디어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을 포함해 프로 대회에서 통산 4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최근 3년 가까이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를 지켜온 '장외 강자'였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프로 전향을 선언한 그는 11월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 프로 자격으로 처음 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 리디아 고와 비슷한 나이에 프로 전향을 선언한 여자 선수로는 재미교포 미셸 위(24·나이키골프)와 알렉시스 톰프슨(18·미국)이 대표적이다.

미셸 위는 만 16세 생일을 6일 앞둔 2005년 10월5일에 미국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프로 전향을 하기 전부터 '천재 소녀' 또는 '장타 소녀'로 불린 위성미는 당시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는 등 연간 스폰서 계약금만 1천만 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프로 전향과 함께 '1천만 달러의 소녀'라는 애칭이 따라붙기도 했다.

프로 전향 후 1주일 만에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 규정 위반으로 실격당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미셸 위는 프로 전향 후 막대한 수입을 올리면서 LPGA 투어에서도 2승을 수확했다.

톰프슨은 위성미보다 더 어린 만 15세 4개월에 프로가 됐다.

미셸 위와 마찬가지로 183㎝의 장신인 톰프슨은 2010년 6월 프로가 된 이후 1년 정도 지난 2011년 9월에 LPGA 투어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톰프슨은 16세7개월의 나이로 LPGA 투어에서 우승,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2012년 리디아 고가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깨졌다.

톰프슨도 12살 때인 2007년 US여자오픈 사상 최연소로 본선에 진출하는 등 일찍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LPGA 투어는 톰프슨의 가능성을 인정해 그가 17살이던 2012년에 회원 자격을 부여했다.

투어 나이 제한 규정인 18세가 되지 않았지만 특혜를 준 셈이다.

톰프슨은 미셸 위처럼 '1천만 달러' 별칭이 붙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역시 프로 전향을 하면서 코브라-푸마 골프, 레드불 등과 후원 계약을 맺었다.

만 16세6개월에 프로로 신분을 바꾼 리디아 고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골프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앞서 출전한 프로 대회에서 아마추어 신분 탓에 받지 못한 상금이 120만 달러(약 12억6천만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신문인 '스터프'는 최근 "리디아 고가 프로 전향을 하면 600만 달러(약 63억원) 정도를 주머니에 넣고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뉴질랜드의 마케팅 전문가 하미시 밀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디아 고는 톱클래스 선수에게 필요한 캐릭터를 모두 가진 것처럼 보인다"며 "그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어느 정도가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했다는 다른 전문가 한 명은 "앞으로 리디아 고의 골프용품은 물론이고 의상, 모자, 시계, 골프화, 자동차 등에 대한 후원 문의가 잇따를 것"이라며 "6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프로 전향 후 2∼3년 사이에 성적이 그의 경제적 가치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밀러는 "많은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리디아 고의 앞으로 몇 년간 성적에 따라 어느 정도의 후원금을 책정하느냐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