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가 사라질 가능성이 보이면서 최근 주춤했던 코스피가 모처럼 강하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과 부채한도 증액과 관련한 정치권의 협상이 진전되면서 '안도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10일(현지시간) 회담에서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대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최악의 결과는 막아야 한다는 데 여야가 공감하고 있어서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더는 의견 대립으로 일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18% 급등해 9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전날 뉴욕과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최근 2,000선을 오르내리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코스피도 11일 1%가 넘는 상승폭을 나타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셧다운 장기화로 2,000선 안착에 어려움을 겪던 코스피가 대외 여건 완화를 계기로 상승 반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책 리스크를 낙관적으로만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안도랠리의 발생을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최근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도 2,000선 수준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미국발 악재가 해소되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적 리스크를 제외한 다른 변수들은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점도 코스피 반등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재닛 옐런 부의장이 임명돼 통화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주요국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도가 유지 또는 강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가고 있는 미국 정치권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시장 분위기 반전에 대비하는 투자 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건이 마련될 경우 코스피가 얼마나 상승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서는 외국인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에서도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와 전날까지 30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속도조절 가능성은 있지만 외국인이 한순간에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누적 순매수 고점에서 금융위기 당시의 순매수 저점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약 82조원이었으며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순매수 금액은 약 64조원"이라며 "경기와 외국인 자금의 전체 규모 변화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숫자만 놓고 보면 아직 매수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