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中관광객' 몰려온다…"니하오 요우커~" 유통업계, 특수잡기 총력전
"니하오 요우커~"

그간 불황 탓에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국내 유통가(街)가 구름처럼 밀려들고 있는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중국인들이 국경절을 맞아 1일부터 7일 동안 황금연휴에 돌입, 대거 한국을 찾아 지갑을 열고 있어서다.

더욱이 엔저(円低) 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요우커 붙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불황 타개책으로 꼽히는 '국경절 특수'에 너도나도 특별 할인, 최대 할인,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외치고 있다.

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예상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는 지난해보다 76% 늘어난 500만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이후로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일본인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중국인 관광객 관련 매출이 일본인을 앞지른 경우도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 지난 4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일본인 매출을 처음으로 눌렀다. 6월 역시 중국인 매출이 일본인 매출을 압도했다는 것.

롯데마트는 따라서 중국 국경절인 1일부터 올 연말까지 잇단 할인 행사를 진행, 중국인 고객 붙잡기에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먼저 외국인 쿠폰 지참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김, 과자 등 상품 9종을 30%까지 할인 적용해준다. 7만원 이상 구매하면 5000원이 추가 할인된다.

오는 6일까지 서울역점, 잠실점, 김포공항점 등 전국 12개점에선 10만원 이상 구매한 외국인 고객들에게 '마켓오 리얼 브라우니(4입)'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외국 여권을 가진 고객들만 값을 깎아주는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른바 'K세일(K-SALE)'이다.

행사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오는 20일까지 본점, 무역센터점, 신촌점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남녀 의류, 잡화, 식품, 가정용품 , 아동의류 등 전 상품군에서 약 200여개 브랜드를 최대 3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압구정 본점은 중국어 통역 요원들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중국인 고객들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현대백화점은 강조했다.

이 백화점 이대춘 영업전략실 마케팅팀장은 "지난해 국경절 기간인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중국인 매출이 220% 늘어나는 등 중국인 고객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젊은 요우커가 급증하고 있어 이들이 만족할 만한 문화행사와 이색 이벤트 등을 꾸준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밀듯 밀려오는 예약 전화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특급호텔가 역시 요우커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다양한 프로모션과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그랜드 힐튼 호텔은 1일부터 중국어로 ‘환영’을 뜻하는 ‘환잉(Huanying)’서비스를 내놓고 중국인 고객이 체크인하면 대표 힐튼 마크가 새겨진 객실 슬리퍼와 중식, 중국차 3종 등을 마련해 서비스한다.

그랜드 힐튼 서울은 불과 3개월 만에 중국인 고객 수가 약 40% 증가했으며 국경절 연휴 전 중국인 고객 문의는 평소보다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큰손' 중국인 VIP 고객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패키지와 헬스 케어 상품을 선보인다. 럭셔리 패키지는 스위트 객실에서 3박과 함께 고급 세단을 이용한 픽업&샌딩 서비스 등 최고급 혜택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헬스 케어를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고객을 위해 보다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메디컬 센터 또는 에이전시와 협력, 헬스 케어를 목적으로 한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룸서비스 메뉴에는 중국인들이 가정식으로 즐겨 먹는 ‘돼지고기 숙주나물 볶음’ ‘청경채 굴소스’ 등의 중국 정통 메뉴도 추가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