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마진 콜'과 모기지
얼마 전 추석 연휴 친지들과 TV 앞에 모여 영화를 틀었다. 제목은 ‘마진 콜’. 큰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금세 빠져들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전 24시간 동안 월가의 한 투자회사에서 일어난 일을 손에 잡힐 듯 필름에 담았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들은 회사가 대량 보유 중인 모기지(MBS)가 휴지조각 수준으로 급락할 것임을 극적으로 분석해 낸다. 밤새 머리를 맞댄 결과 전량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결론도 내린다.

문제는 어떻게 파느냐다. 폭락이 임박한 채권을 시장참여자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털어내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다음날 개장하자마자 무조건 세일을 시작하는 지난한 전투 끝에 ‘폭탄 MBS’ 청산에 성공한다. 영화는 그렇게 끝나지만 매도를 지휘한 간부가 직원들에게 내린 지시는 긴 여운과 상념을 남긴다. “팔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찾아내게. 딜러, 브로커, 고객. 그리고 어머니가 사신다면 팔게.”

영화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 것처럼 MBS라는 신종 주택금융상품은 초유의 위기를 촉발하는 매개가 됐다. 그래서인지 주택금융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 생각들은 요즘 집 값이 바닥을 기는 데도 일조하고 있을 것이다.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렇다면 인상은 잠시 접어둬야 할 것 같다. 한경 재테크섹션 베터라이프는 금융위기 후 더 다양해진 주택금융상품의 변화와 실체를 들여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