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급락하다 급등 전환, "섣부른 투자는 금물"

자금난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동양그룹이 필사적인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주가가 널을 뛰고 있다.

장 초반 동반 하한가를 쳤던 동양그룹 계열사 주가는 핵심기업 지분을 전량이라도 팔 수 있다는 그룹 방침과 동양 창업주 미망인의 주식 증여 소식이 나온 이후 낙폭을 빠르게 회복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양그룹 지주사 격인 동양은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3.46% 하락한 922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동양과 함께 급락한 동양시멘트는 4.69%, 동양네트웍스도 2.01% 하락하며 낙폭을 크게 줄였다.

동양증권은 7.81%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동양그룹의 유동성 문제와 관계없이 주식·채권·종합자산관리계좌(CMA)·펀드 등 고객 자금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특별점검 결과가 발표된데 따른 것이다.

동양그룹주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하한가로 직행했었다.

전날 '형제그룹' 오리온이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법정관리 가능성이 대두된 탓이다.

채권단도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대로 가면 동양그룹은 만기가 되는 기업어음(CP)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졌다.

그러나 동양그룹이 '알짜' 계열사인데다 미래 성장사업으로 삼아온 동양파워 지분을 전량 매각할 수 있다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동양그룹이 화력발전소 사업을 위해 설립한 동양파워는 지분가치가 8천억∼1조원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동양매직과 섬유사업부, 레미콘공장 등 핵심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온 동양그룹은 동양증권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내다 팔기로 했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이 34% 수준인 동양증권의 가치는 2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동양 창업주 미망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1천500억원 규모의 오리온 주식을 동양네트웍스에 증여키로 하자 동양그룹이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다는 안도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동양그룹주가 하루 만에 급락세를 면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동양그룹의 자금난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불확실하다며 섣불리 신규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그룹 위기설로 주가가 급락하면 회생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생긴다"며 "그러나 상황이 워낙 불확실한 만큼 신규 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