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천649억·10월 3천207억 몰려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그룹의 시장성 차입금이 6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9월과 10월에 절반 이상이 집중돼있어 다음 달까지가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시장성 차입금 잔액은 9월 초 기준 2조3천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이 1조9천165억원, CP(기업어음)·CD(양도성예금증서)가 4천32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6천241억원에 달했다.

월별로는 9월에 채권 905억원과 CD·CP 744억원 등 1천649억원이 만기로 파악됐다.

10월에는 채권 2천220억원과 CD·CP 987억원 등 3천207억원에 달했다.

9월과 10월 두 달간 만기액이 4천856억원으로 전체 만기액의 20.7%, 내년 8월까지 향후 1년간 만기액 1조4천152억원의 34.3%를 차지하는 셈이다.

오는 11월에는 923억원, 12월에는 462억원이 만기다.

시장성 차입금이란 금융기관 대출을 제외하고 기업이 회사채 발행이나 CP, CD 등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다.

금융권 대출은 비상시 채권단과의 협의 등을 거쳐 대출 조건 등을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채권이나 CP, CD 등은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채무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파산하면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

동양그룹은 작년 말부터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지만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동양그룹은 일부 사업부 매각 등으로 약 5천513억원을 마련했지만 목표액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유동성 우려가 확대돼 현재로서는 자체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형제 그룹'인 오리온이 지원 불가 방침을 밝힌 가운데 동양그룹은 동양파워와 동양매직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동양그룹의 유동성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계열사가 적정한 매각 가격으로 이른 시일 내에 매각되는지가 관건이며,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 계열사가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 등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