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부터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될 창작 뮤지컬 ‘날아라 박씨’.
내달 9일부터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될 창작 뮤지컬 ‘날아라 박씨’.
한국 창작 뮤지컬의 희망을 보여준 수작으로 꼽힌 작품 두 편이 새로운 모습으로 가을 무대에 오른다. 오는 27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하는 ‘번지 점프를 하다’와 내달 9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막이 오르는 ‘날아라 박씨’다.

지난해 7월과 올 2월 각각 초연된 두 뮤지컬은 재공연에 일찌감치 관심이 쏠렸다. 초연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해 극적 재미와 완성도를 높인다면 ‘빨래’ ‘김종욱 찾기’ 등에 못지않게 장기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스테디셀러’ 로 발전할 가능성이 엿보인 작품이어서다.

창작 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
창작 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
‘번지 점프를 하다’는 2001년 개봉된 이병헌 이은주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화했다.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을 절제된 감성으로 표현한 원작의 감동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과 독특한 무대 미학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무대가 작품 규모에 비해 커서 전체적으로 다소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재공연에서는 이를 보완했다. 공연장을 1020석의 대극장에서 612석의 중극장으로 옮겨 초연보다 꽉 찬 무대를 선보일 예정. 이번 공연에 참여한 여신동 무대 디자이너는 초연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회전무대와 여러 개의 미닫이문을 활용한 무대를 선보인다.

대본과 노래도 드라마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수정했다. 주인공 인우의 친구인 기석과 대근이 연애 훈수를 두는 노래는 ‘연애의 정석’에서 ‘어떻게 알아’로 보다 신 나고 친근감 있게 바뀐다. 이재준 연출가는 “드라마를 품고 있는 무대와 드라마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대본,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줄 음악과 구성진 안무 등이 주인공들의 심리를 좀 더 부드럽고 밀도 있게 표현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필석 전미도 이재균 윤소호 등이 초연에 이어 출연하고 성두섭 김지현 등이 새로 캐스팅됐다.

‘날아라 박씨’는 소극장용에서 중극장용으로 ‘버전 업’된다. 젊은 창작가인 정준 작가, 조한나 작곡가의 오랜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고전 ‘박씨부인전’을 창작 뮤지컬로 만드는 제작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 오여주와 극중극의 박씨부인이 처한 상황을 대비시키며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재공연은 제작 여건상 소극장에서 공연돼 작품 스케일과 에너지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던 초연의 아쉬움을 풀어줄 무대다. 정 작가는 “초연 때 시공간의 제약으로 단막으로 줄였던 공연을 원래대로 1막과 2막으로 나누고 삭제했던 부분도 되살렸다”며 “주인공 여주와 박씨와 긴밀한 관계와 감정선이 더욱 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연진도 앙상블 배우들을 보강해 12명에서 18명으로 늘어나고 노래도 4~5곡 추가된다”며 “초연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역동적인 공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음 반주 대신 6인조 밴드가 생생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초연과 달라지는 점이다. 홍륜희 엄태리 한보라 김이삭 김용남 정동석 문혜원 이지숙 등이 출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