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국가의 하나로 평가되는 싱가포르의 범죄율이 약 30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23일 더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경찰 집계 결과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범죄건수는 581건으로, 2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2년 인구 10만명당 범죄건수가 1천373건이었던 데 비해 범죄율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싱가포르에서는 범죄율이 지난 2005년 이래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가택 침입, 절도, 기물파손, 사기, 공갈협박 등 대부분의 범죄 발생건수가 감소했다.

신문은 이 때문에 많은 싱가포르 국민이 외출할 때 도둑 걱정을 하지 않으며 집 바깥에서도 소지품을 잃어버릴 우려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범죄율이 낮아진 데는 경찰과 지역사회의 범죄 예방 및 해결 협력, 시민 자율방범, 교화제도 개선에 의한 전과자 재범 방지 등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경찰은 중대 범죄의 약 40%를 지역주민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싱가포르 전역에 약 600여개의 자율방범대가 조직돼 운영되고 있으며, 범죄 방지를 위한 감시카메라 설치가 증가하고 있다.

전직 경찰관이자 국가범죄방지위원회(NCPC) 범죄예방대사인 리오넬 드 수자 씨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싱가포르인들의 시민의식이 범죄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범죄예방이나 해결을 돕고 있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것이 점차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 2년동안 전과자 재범률이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을 교도소에 보내지 않음으로써 이들과 중범죄자들의 접촉을 막고 감옥 내 교화제도를 개선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범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치안 상태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범죄를 저지르면 누구나 법의 처벌을 피하지 못하고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