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 썬드림 사첼백
MCM 썬드림 사첼백
성주그룹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MCM이 국내 실적 부진에 따라 백화점 매장을 일부 정리한다. 그러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한 마케팅은 강화한다.

2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MCM의 올해 상반기 매출 중 면세점 비중이 국내 백화점을 넘어섰다.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소비자보다 MCM 제품을 더 많이 사갔다는 뜻이다. 한 면세점에선 올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0%의 신장률을 보였고, 또 다른 면세점에서도 두 배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백화점에선 작년부터 매출이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MCM 상품의 경우 원색에 가까운 색채를 많이 사용하고 무늬가 크기 때문에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잘 맞는다”며 “그러나 일부 한국 소비자는 색채나 무늬가 요란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저가 제품이란 인식이 강한데도 80만~90만원대의 고가정책을 펴면서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매출이 이처럼 부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MCM은 백화점 내에서 해외 명품과 같은 구역에 매장을 내겠다고 주장해 일부 백화점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CM은 명품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이월상품 행사를 줄이고 있으며 일부 백화점엔 1층에 대형매장 개설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MCM은 주요 백화점 중 롯데백화점과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일부 매장에서 철수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신 이면 계약으로 롯데의 중국 현지 백화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측엔 추후 4개 매장을 접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갤러리아, AK백화점과도 효율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매장 철수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장 위치 선정이나 면적 등을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여서 매장 철수나 위치 이동 등의 협의 과정이 간단치는 않을 것”이라며 “MCM 측도 중국과 면세점 사업이 워낙 잘돼 타격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체 전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CM은 30여개국, 280여개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백화점 등 국내 매장(70여개)이 가장 많고, 중국 매장(30여개)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MCM은 올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 동남아, 유럽 등 해외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