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전략…해외·면세점 사업 강화할 듯
패션 브랜드 MCM이 국내 실적 부진에 따라 백화점 매장 정리 수순에 들어간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성주그룹이 운영하는 MCM은 효율이 좋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국내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각 백화점과 방법을 논의중이다.

이는 최근 주요 백화점에서 MCM의 판매 실적이 부진하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명품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브랜드로 꼽히는 MCM은 백화점 등 국내 일반 매장 매출은 부쩍 부진한 반면, 국내 면세점과 중국에서는 세자릿수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A백화점의 경우 MCM 매출 신장률은 2011년 12% 였지만, 작년들어 -6%로 꺾였다.

올해의 경우 실적이 더 악화해 -11%의 신장률을 기록중이다.

B백화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MCM의 매출 신장률은 2011년 19.6%나 됐지만, 이듬해인 작년 1.7%로 줄더니 올해는 -5.1%로 곤두박질 중이다.

C백화점에서도 MCM매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올해 신장률은 -7∼-8%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D백화점에서 역시 역신장을 기록중이다.

면세점은 백화점과 반대 상황이다.

중국인 매출에 힘입어 C면세점에서 MCM은 작년 140%, 올해 300%의 매출 신장률을 자랑하고 있다.

D면세점에서도 올해 MCM은 매출이 2배 증가했다.

중국 현지 매출도 비슷한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백화점 실적이 부진하자 추락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 MCM은 백화점 측에 실적이 부진한 매장들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관련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

이에앞서 MCM은 이미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방책으로 올해부터 백화점에서 이월상품 행사 등 할인행사를 줄이고 명품화에 신경을 부쩍 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MCM은 주요 백화점 중 롯데백화점에서는 8개 점을 올해와 내년에 걸쳐 철수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신 이면 계약으로 롯데와 중국 현지 백화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CM은 현대백화점에다 추후 4개 매장을 접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 백화점 측과 협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갤러리아, AK백화점과도 효율화 방안을 논의중이나 매장 철수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장 위치 선정이나 면적 등을 놓고는 의견을 조율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볼륨이 적지 않은 브랜드라 협의 과정이 간단치는 않다"며 "MCM측도 중국과 면세점 사업이 워낙 잘돼 타격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자체 전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MCM이 1층 단독 매장(박스 매장)을 요구하지만 백화점으로선 실적이 좋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실적도 개선하고 이미지도 지킬겸 백화점 매장을 정리한다고 MCM측이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CM은 2005년 성주그룹에 인수된 이후 '명품화 전략'을 구사하며 고가 정책을 쓰고 있다.

이전에는 중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의 MCM에는 80만∼9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주그룹의 명품화 전략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가격 저항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가격 저항 뿐 아니라 2009년 이후 고속성장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지금은 MCM의 특징인 패턴(무늬)보다 민무늬 제품이 대세인데 트렌드 대응도 늦은 것 같다"고 국내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MCM은 30여개국, 280여개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백화점 등 국내 매장(70여개)이 가장 많고, 중국 매장(30여개)이 두번째로 비중이 크다.

MCM은 올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 동남아, 유럽 등 해외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