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없었다면 경제악화…연준은 사상최대 헤지펀드"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등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차기 의장을 밴 버냉키 현 의장이 계속 맡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버핏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 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버냉키 의장이 정말 연준 의장직을 잘 수행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20일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로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버냉키 의장을 재지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라면서 "만일 당신이 타선 가운데 타율 4할의 타자를 갖고 있다면 (경기중에) 그를 끌어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버냉키 의장 이외에 차선책으로 생각하는 연준 의장 후보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으며, 로런스(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후보직 자신 사퇴로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재닛 옐런 현 연준 부의장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버핏 회장은 미국 연준이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연준은 역사상 가장 큰 헤지펀드"라고 비유하고서 "만일 연준이 양적완화를 시행하지 않았으면 미국 경제는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버냉키 의장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재지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미국 언론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을 재지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버냉키 의장은 이미 자신이 원한 것보다도 더 오랫동안 연준 의장직을 맡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연준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임 가능성 등 자신의 거취나 후임 의장 인선 등을 묻는 말에 "오늘은 통화 정책만 얘기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