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엔터테인먼트가 지난 6, 7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선보인 ‘멜론 땡큐 콘서트’.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지난 6, 7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선보인 ‘멜론 땡큐 콘서트’.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악유통업체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지난 6, 7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멜론 땡큐 콘서트’를 열었다. 이 회사 음악사이트 멜론의 우수 고객 2만명을 초청한 이 행사에서 장기 고객들은 무대와 가까운 VIP석에 앉았다. 첫날에는 음원보다는 공연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승환, 장기하와얼굴들, YB, 데이브레이크 등이 무대에 섰고 이튿날에는 K팝그룹 씨스타와 포미닛, 써니힐, 인피니트, B1A4, 제국의아이들 등이 공연했다.

공연을 본 직장인 정주연 씨(30)는 “수준 높은 공연을 많은 사람들과 호흡하며 즐기고 나니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됐다”며 좋아했다. 한희원 멜론 마케팅 팀장은 “고객 사은 행사로 공연을 처음 기획했다”며 “연령별 취향을 조사해 프로그램을 만든 뒤 고객들에게 선택하도록 하니까 참여율이 대단히 높았다”고 말했다.

○외국인 VIP도 초청

기업들의 문화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전문 기획사의 전시회나 연주회를 협찬한 대가로 표를 받아 고객을 초청하던 데서 벗어나 행사를 직접 기획, 진행하고 있는 것. 로엔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롯데면세점, NH농협카드, MPK그룹, 파스텔, 한국경제TV 등 일반 기업과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최근 자체 기획한 공연을 마련했다.

이 같은 현상은 문화생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이 예전보다 강렬해졌기 때문.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고객의 연령과 취향,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한 프로그램을 마련, 참여율과 지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불황 여파로 문화 지출을 줄인 소비자들에게 더 각광받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3~15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롯데패밀리페스티발을 펼쳤다. 2PM·2AM·씨스타·틴탑 등 K팝 가수들과 직장인 밴드 공연, 벼룩시장까지 열렸다. 롯데면세점은 자사 모델이 광고 촬영 때 입었던 옷과 액세서리 등 50점을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했다. 초청객은 3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이었으며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외국인도 3000명 이상 포함됐다. 롯데면세점이 한류마케팅 차원에서 마련한 이 행사를 기획한 이능상 대홍기획 책임은 “면세점 측이 요구한 대로 행사를 만드니까 전방위적인 홍보가 가능했다”며 “면세점이 왜 콘서트를 여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광고부터 온·오프라인 프로모션까지 통합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자체도 공연 기획… 토크콘서트도

인천시는 지난 1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관광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한류관광콘서트를 열었다. 소녀시대 유리와 티파니의 사회로 FT아일랜드, 비스트, 슈퍼주니어, 카라, 티아라 등이 공연했고 중국인과 일본인 등 4만명이 관람했다. NH농협카드는 온라인과 ARS 전화로 신청받은 고객 중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관람권을 2장씩 제공, 지난달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미스터피자, 마노핀 등을 거느린 MPK그룹과 생활용품 업체 파스텔은 지난달 매주 한 차례씩 스타 강사들을 초청해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김지윤 좋은연애연구소장,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정아름 씨 등이 연애 기술, 외모 가꾸기와 다이어트 등 생활의 지혜를 들려줬다.

한국경제TV는 26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3년을 뛰다 런닝코리아’ 콘서트를 연다. 김경호·애프터스쿨·울랄라세션·윤형주·김세환·변진섭 등 세대를 초월한 가수들이 무대에 선다. 조성진 한국경제TV 기획마케팅팀장은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며 “시청자 가족들을 초청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