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코스피지수는 2000선 안착 시도를 이어가면서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오는 17,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 18~20일 추석 연휴 휴장이 맞물린 상황에서 관망 심리가 확산될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주(9월9~1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58.49포인트(1.99%) 상승했다. 외국인이 16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 코스피지수는 11일 2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펀드 차익 매물 등의 여파로 13일 다시 2000선을 내줬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증시의 관심은 미국 양적완화의 향배가 결정되는 FOMC 회의로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확산돼 증시의 단기 숨고르기 국면이 예상된다"며 "코스피지수가 8월 저점 대비 7.8% 올라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져 미 FOMC 회의를 앞두고 적극적인 매매가 제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주 회복을 거쳐 한국 증시는 연간 단위 보합권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증시 소강 상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 사례에 비춰 추가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더라도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권 매물 부담이 커져 증시 상승 탄력이 약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FOMC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하지만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국내 증시가 받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축소를 일단 시작할 것" 이라며 "신경질적인 초기 반응은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발표돼도 시장은 대체로 차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호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과 후퇴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나도 그 규모가 시장 예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며 "국내 증시의 경우 외국인 순매수 강화, 채권 및 환율 시장의 안정기조 등에 비춰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주문했다.

이주호 연구원은 "단기 매매 관점에서 내수주의 가격 메리트에 관심을 높여볼 만한 시점" 이라며 "중국 중추절과 10월 국경절 등도 내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필수 소비재, 통신, 호텔·레저와 온라인 쇼핑 등 경기 소비재, 제약·바이오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수차례 주가가 출렁이는 과정에서 글로벌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상당 부분 완료됐고, 투자자들은 관련 이슈에 대해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또 일부 문제가 발견된 이머징 국가들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통화스와프를 추진하는 등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 증시가 여전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불안한 신흥 아시아 증시에 비해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중추절 특수 효과를 반영할 만한 중국 내수소비 관련주에 관심이 커질 것" 이라며 "추석 연휴 이전에 겨냥된 부동산 규제완화 등을 고려해 내수 경기 민감주인 금융, 건설, 유통 업종이 유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