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 14세 소년·소녀가 교제를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에 반발해 집을 나온 지 2주 만에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시간주 중부 이자벨라 카운티의 고등학교 신입생인 브랙스튼 우드(14·남)와 여자친구 제이든 타머스(14·여)가 실종 신고 2주 만인 전날 오전 9시께 시카고 리글리필드 인근에서 무사히 발견됐다.

우드와 타머스가 발견된 곳은 집에서부터 약 450km 떨어진 곳. 이들은 주유소 주차장에 서 있다가 제보자에 의해 신고됐다.

제보자 마크 지퍼러는 "커피를 사러 가던 길에 주유소 주차장에 서 있는 우드를 봤다.

1시간 전 아침 방송에서 본 실종 소년의 인상착의와 같았다"고 말했다.

지퍼러는 "소년 옆에는 방송에서 공개한 미시간주 번호판을 단 검은색 포드 익스플로러가 있었다"며 "커피점에 가서 인터넷으로 실종자 사진을 확인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우드와 타머스는 6개월 전 교제를 시작했으나 양가 부모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우드는 지난달 26일 아침 어머니의 차를 허락 없이 끌고 나와 타머스를 태우고 사라졌다.

이같은 사실은 인기 아침 생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현지 언론은 이들을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부르며 수색에 관심을 기울였다.

방송에 출연한 양가 부모는 눈물로 귀가를 호소했다.

특히 우드와 타머스 둘 다 운전교육을 받은 일조차 없어 부모의 걱정은 더 컸다.

타머스의 어머니는 "딸이 너무 일찍 성숙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면서 "우드가 딸에 집착하는 것이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또 우드의 어머니도 "아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타머스와 붙어 지내려 했다"며 "14세 나이에 연애 이외에 다른 많은 일을 해보도록 타일렀다"고 말했다.

우드와 타머스는 미시간주를 벗어나 곧장 시카고로 이동한 뒤 2주간 차 안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경찰은 우드가 운전대를 잡은 상태로 발견된 것이 아니어서 무면허 운전으로 기소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드와 타머스는 보호시설에 수용됐다가 부모에 인계됐으며 9일 미시간주 이자벨라 카운티 법원으로부터 위성위치확인시스템 착용 명령을 받고 귀가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