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델 인수전에서 손을 뗐다. 델 창업자인 마이클 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이칸은 9일(현지시간) 델 주주들에게 낸 성명서에서 “델 인수전에서 승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며 “인수전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마이클 델과의 경쟁에서 손을 떼기로 한데 대해 일부 주주들이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 10년간 우리는 주주 행동주의를 통해 많은 기업들의 주주가치를 수십억달러 이상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델 창업주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으며 앞으로 그에게 행운이 있기를 비는 전화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칸은 그러나 여전히 마이클 델의 지분 인수 제안은 회사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는 여전히 이 제안에 반대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에 반대하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클 델 등이 내놓은 델 지분 인수안은 아이칸이 주도하는 다수 기관투자가들의 반발로 수 차례에 걸쳐 주주 표결도 시도하지 못한 채 지연돼 왔다. 이에 따라 마이클 델은 주당 13.88달러로 인수 제안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3분기 특별배당을 약속했고, 이같은 수정 제안은 오는 12일 주주 표결에 부쳐진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