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타벅스 커피값이 美보다 1달러 비싼 까닭…
중국 스타벅스에서 카페라테 한 잔을 마시려면 미국에서보다 약 1달러 더 비싼 4.80달러(약 5237원)를 내야 한다. 미국에서 7만3000달러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중국에서 22만9000달러(약 2억5000만원), 애플 아이패드2는 중국에서 미국보다 100달러 더 비싼 488달러(약 53만원)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살인 물가’의 원인이 높은 세금과 중국 중산층의 과시욕 때문이라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중산층이 급격히 늘면서 수입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가격이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외국 브랜드들이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해왔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대중적인 커피 전문점이지만 중국에선 고급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중간 크기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미국보다 75% 비싸게 팔린다. 유벌 애츠먼 맥킨지앤드컴퍼니 사장은 “중국 소비자는 가격이 비쌀수록 품질이 뛰어나고, 명품을 소비하면 자신도 명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많은 외국계 기업이 이런 소비자의 성향을 겨냥해 많은 수익을 내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복잡한 행정 절차가 소비자 물가를 올리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법률회사 캐드월더러 워커셤앤드태프트의 중국 담당자인 로키 리는 “중국에서 매장 하나를 열기 위해선 여러 단계의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걸쳐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적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린다”며 “이런 비용이 모두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에서만 비싸게 받던 외국 기업들의 관행은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고 중국인의 해외 여행이 급증하면서 소비자가 쉽게 가격 비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