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남흥화학 黨책임비서 '당일꾼 본보기'로 소개

북한이 노동당 사업을 현장에서 지도하는 '일꾼'의 모범으로 평안남도 안주시의 화학공장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남흥화학) 당 위원회 책임비서인 전경선을 띄우고 있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일꾼들의 혁명적 군중관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6월 남흥화학을 방문해 전경선을 칭찬한 사실을 거론하며 "전경선 동무를 비롯한 기업소 일꾼들의 군중관점과 일본새(작업태도)는 우리 일꾼들 모두가 따라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밝혔다.

북한의 '조선말사전'은 '혁명적 군중관점'에 대해 "인민대중을 가장 귀중하고 힘 있는 존재로 여기는 관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우리 일꾼들이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일꾼들의 군중관점과 일본새를 본받아 앞채를 메고(앞장 서서) 일할 때, 인민을 위한 당의 사랑과 은정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미치도록 하기 위해 뛰고 또 뛸 때, 인민생활 향상에서는 결정적인 전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 일꾼들이 '전경선 따라배우기'에 나서야 한다고 독려한 것이다.

전경선은 지난 6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남흥화학 시설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며 모든 공로를 그에게 돌리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어 일약 주목을 받았다.

남흥화학 당 책임비서 출신인 박봉주 내각 총리처럼 전경선도 출세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노동신문은 지난 6월 30일 김 제1위원장이 전경선을 칭찬한 데 대해 "최상의 믿음, 최대의 평가"라며 "사랑이면 이보다 더 큰 사랑, 믿음이면 이보다 더 큰 믿음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치켜세웠다.

신문은 7월 30일에도 전경선이 남흥화학에서 이룬 성과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그가 "후방사업을 사회주의 수호전으로 밀고나가는 데서 훌륭한 모범을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후방사업'은 군인이나 근로자의 물질·문화생활을 보장하는 일을 가리킨다.

전경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칭찬을 받기 전에도 북한 매체에 가끔 이름을 올렸다.

노동신문은 작년 9월에도 그를 '해당 분야에서 막힘이 없는 실력가'로 소개했으며 올해 4월 초에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채택한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을 결사 관철하겠다는 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북한의 전경선 띄우기는 모범적인 인물을 내세우고 '따라배우기' 열풍을 일으켜 주민을 교화하는 전형적인 예다.

올해 5월 초에는 평양시 인민보안국 교통지휘대 지구대의 20대 여성대원 리경심이 몸을 던져 '혁명 수뇌부'의 안전을 지킨 공로로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았으며 북한 매체들은 그를 '수령결사옹위정신'의 화신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북한 주민이 따라야 할 본보기 인물로 체제의 지도부를 헌신적으로 수호하는 인물에 이어 경제 사업의 탁월한 성과를 내는 인물을 띄우는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어떤 인물을 본보기로 부각시키느냐 하는 것은 체제의 목표나 관심을 반영한다"며 "전경선 같은 인물을 띄우는 것은 북한의 관심이 인민생활 향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