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그리운 나무 - 정희성
나무는 오래 참습니다. 그리움을 겨우내 견뎌내다가 싹을 틔우고, 꽃이 피면 그제야 벌 나비를 불러 마음을 전합니다.

겨울 내내 괴롭히던 바람도 봄에는 온화해져 향기를 실어다줍니다. 긴 인내의 시간만큼 나무의 밀도(密度)는 높아졌겠지요.

모든 게 빠르고 즉흥적인 시기, 나무의 인내를 생각합니다.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그리워하면, 나무처럼 꽉 찬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땐 짙어진 내 그리움도 전해질까요.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