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D-50] 알자베르 UAE 국무장관 "신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마스다르시티…미래형 도시의 청사진"
“우리는 혁신적인 도시를 오랫동안 꿈꿔왔고 이제 그 꿈은 현실이 됐습니다. 마스다르시티는 미래형 도시의 청사진입니다.”

아메드 알자베르 아랍에미리트(UAE) 국무장관(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자베르 장관은 아부다비 미래에너지공사인 마스다르의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다. 2006년 아부다비 정부가 세운 마스다르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과 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다. 아부다비 정부는 마스다르에 2016년까지 150억달러(약 16조7000억원)를 투자해 대체에너지 부문을 육성할 계획이다.

마스다르는 2008년부터 아부다비 인근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도시인 마스다르시티를 짓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4분의 3인 6.5㎢ 부지에 인구 4만명 규모로 건설 중이다. 마스다르는 ‘원천’을 뜻하는 아랍어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되는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알자베르 장관은 대구세계에너지총회에 참석해 마스다르시티의 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다.

그는 “UAE는 세계 7위 석유 산유국이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대한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마스다르시티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마스다르시티는 대부분의 전기를 태양광으로 조달한다. 탄소와 각종 폐기물 배출 제로(0)를 추구한다. 현재 마스다르공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입주해 있다. 그는 “최근엔 독일 지멘스의 중동 본부도 마스다르시티로 옮겨왔다”며 “2016년이면 상주 인구가 4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부다비에 있는 국제신재생에너지기구(IRENA) 본부도 마스다르시티로 이주를 결정했다.

알자베르 장관은 “각국은 석유 이외에 다양한 에너지를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펴야 하며 신재생에너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태양광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알자베르 장관은 “미래에 태양광보다 더 가격이 싸고 효율적인 친환경 에너지가 출현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태양광이 최고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기회가 다양한 분야”라고 평가했다. 그는 “태양광 전지 가격은 최근 2년 동안 66%나 떨어졌다”며 “중국의 증산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가격 연쇄 하락이 나타나고 있어 수요자 입장에선 경제성이 더욱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이 향후 태양광에너지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자베르 장관은 “마스다르시티는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미래 도시로 한국과도 합작투자 등을 같이할 의향이 있다”며 “UAE와 한국은 다양한 경제 영역에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알자베르 장관은 영국 코번트리대에서 경영학석사(MBA)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엔 UAE 외교부 에너지·기후 특사로 임명됐으며 중동 지역에서 환경·에너지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