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4일(현지시간) 교황의 전화를 받았을 때 대처하는 법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평소 소박한 언행으로 잘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려운 일을 겪거나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에게 직접 전화하는 일이 잦아지면서다.

이 신문은 우선 유선 전화가 걸려오면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전했다. 올해 나이가 76세인 교황은 유선 전화로 전화를 건다는 것. 또 교황이 먼저 말하는 것을 듣고 그 다음에 말하라, 전임자인 베네딕토 교황에 대해 이야기하면 기뻐한다, 바티칸 개혁이나 스캔들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라,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지 말아라 등을 다섯 가지 조언에 포함했다.

지난 2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10대 대학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8분여간 통화를 했다. 이탈리아 북부 파두아 지역에 살고 있는 19세 대학생 스테파노 카비차는 오후 5시에 집에서 전화를 받자 “안녕하세요, 저 교황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와 깜짝 놀랐다. 카비차는 교황과 웃고 농담하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그가 자신에게 축복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교황이 통화 중 딱딱한 존칭(lei)보다는 친구처럼 부르는 호칭(tu)을 쓰도록 고집했다고 덧붙였다.

전직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서 세계 가톨릭 최고 수장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좌진이나 바티칸 전화교환대 등 통상의 의전 절차를 생략하고 직통 전화를 자주 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교황은 최근에도 교통사고로 신체가 마비되고 형제를 잃은 이탈리아인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