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도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조정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가격 매력 등을 고려하면 증시 낙폭이 제한되겠지만 일정 부분 부침이 불가피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주(8월19~2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2.60%(49.95포인트) 급락했다. 지난 23일 코스피지수는 엿새 만에 반등했지만 상승폭이 1%대에 그쳐 1870선에서 장을 마무리지었다.

25일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주에도 국내 증시가 변동성이 큰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향후 미 출구전략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모멘텀 위축이 불가피하고, 다른 신흥국들의 위기가 한국으로 전염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달 6일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전까지 테이퍼링(점진적인 자산매입 축소) 시기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미 출구전략이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유출로 이어지는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불거지면서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가 인도, 인도네시아를 덮친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확산되고 있다.

다만 최근 증시 하락에 따른 가격 매력 부각, 연기금 매수세 유입 등이 일정부분 하방경직성을 담보해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도 국내 증시의 단기 조정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신용위기 초기 국면에서 나타난 통상적인 조정 강도를 감안하면 조정이 충분히 진행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자금흐름의 동반 이탈 시 강도의 차이일 뿐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증시 역시 일정부분 유동성 측면의 전염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주 주요 변수로는 미국 소비지표 및 고용 전망, 인도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등이 꼽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곽병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180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7.7배 수준으로 저평가에 따른 하방경직성이 지켜질 것"이라며 "원화 약세와 선진국 경기 회복과의 높은 상관성을 나타내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대형주에 대한 바닥권 매수 전략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선진국 경기회복 수혜 가능성과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구가하고 있어 신흥국 통화위기로 확산되지만 않으면 8월 조정이 지난 6월과 같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조정국면이 연장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유지되는 한 상승 기조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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