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 '클럽딜' 등 간접투자로 개인 빌딩투자 쉬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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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자산가 여럿이 모여 다양한 섹터 부동산 매입…100억 건물 한 채 투자보다 리스크 줄일 수 있어
<'클럽딜 : 성격 다른 여러 자금 끌어 모으는 방식>
<'클럽딜 : 성격 다른 여러 자금 끌어 모으는 방식>
“빌딩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죠. 기관 투자가들의 전략을 이해하고 따라가면서 수익률에도 한층 민감해졌어요.”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세빌스의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신임 대표(45·사진). 그는 요즘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새로운 투자 경로와 서비스를 고심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세빌스코리아가 그동안 ‘프라임급 오피스(업무시설) 빌딩’에 투자하는 연기금이나 보험, 펀드 등 기관 투자가들을 주로 컨설팅해 온 점을 생각하면 의외다. 부동산이나 관련 대출에 투자한 후 수익을 배당하는 ‘리츠’(부동산투자신탁)나 ‘부동산 펀드’ 등이 더 이상 개인 투자자들에게 생소하지 않은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개인자산가 위한 투자상품 필요”
전 대표는 소수의 개인 자산가들을 모아 500억~1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기관 투자가들이 관심을 두는 1000억원 이상 대형 빌딩에는 못 미치고 자산가들이 혼자 매입할 수 있는 200억~500억원대 빌딩보다는 규모가 커 ‘투자의 사각지대’로 꼽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을 모아 투자금을 만들거나 거액의 중장기 투자금을 모을 때 위험분산을 위해 성격이 다른 여러 자금을 끌어오는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일명 ‘클럽 딜’ 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 대표는 “동양인 개인 투자자들은 부동산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 과거에는 ‘내가 이 빌딩을 갖고 있다’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수익성을 등한시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소유’보다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꾸준한 배당과 ‘시세 차익’(capital gain)에 한층 민감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클럽 딜’은 개인들이 혼자 투자할 수 없는 호텔이나 상업시설, 오피스 등 다양한 섹터에 같이 투자하고 리스크는 나눌 수 있는 등 장점이 적지 않다. 전 대표는 “자산가가 100억원을 내고 작은 건물 한 개를 사는 것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여러 대상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여기에 세금혜택까지 더해지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신 기관 투자가들은 ‘블라인드 펀드’를 앞세워 틈새시장에 대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라인드 펀드란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펀드를 조성함으로써 투자의 순발력을 높인 것이다.
그는 건물을 살 때 ‘수익률’과 ‘출구 전략’을 가장 먼저 살피라고 조언했다. 전 대표는 “상업시설의 경우 커피 전문점이나 유명 패션 브랜드 등 이른바 ‘앵커테넌트’(핵심 점포) 비율이 30% 정도 되는 번화가의 빌딩이 좋다”며 “나중에 쉽게 팔아 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는지가 투자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도 해외부동산에 관심 가져야
17년간 부동산 투자·개발, 펀드 운용, 임대마케팅, 자산관리에 몸담았던 전 대표는 “한국 오피스 빌딩 시장이 지금으로선 한계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서울만 해도 광화문·을지로 등 도심권과 여의도, 강남에서 공급이 쏟아지고 있지만 수요는 한정돼 있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직후 외국 자본들이 막대한 투자이익을 거뒀지만 지금은 국내자본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그는 “투자할 만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은 정해져 있다 보니 수익률이 낮아도 국내 기관투자가들끼리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오피스 시장에만 머물지 말고 새로운 시장과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국내 투자자들은 대안을 찾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로 미국(워싱턴 및 뉴욕)이나 영국(런던), 호주, 말레이시아 등 안전하고 검증된 시장에서 공실이 낮은 오피스 빌딩을 선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에는 호텔이나 소매 상업시설, 임대주택 등으로도 투자 대상을 서서히 넓혀 가고 있다.
전 대표는 “세계 500여개 세빌스 사무실과 정기적으로 정보를 나누며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부동산 물건들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은 한 번의 투자로도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 지역을 잘 파악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초 선임된 전 대표는 BHP코리아, 코리아에셋어드바이저즈(KAA), ING리얼에스테이트자산운용,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세빌스의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신임 대표(45·사진). 그는 요즘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새로운 투자 경로와 서비스를 고심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세빌스코리아가 그동안 ‘프라임급 오피스(업무시설) 빌딩’에 투자하는 연기금이나 보험, 펀드 등 기관 투자가들을 주로 컨설팅해 온 점을 생각하면 의외다. 부동산이나 관련 대출에 투자한 후 수익을 배당하는 ‘리츠’(부동산투자신탁)나 ‘부동산 펀드’ 등이 더 이상 개인 투자자들에게 생소하지 않은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개인자산가 위한 투자상품 필요”
전 대표는 소수의 개인 자산가들을 모아 500억~1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기관 투자가들이 관심을 두는 1000억원 이상 대형 빌딩에는 못 미치고 자산가들이 혼자 매입할 수 있는 200억~500억원대 빌딩보다는 규모가 커 ‘투자의 사각지대’로 꼽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을 모아 투자금을 만들거나 거액의 중장기 투자금을 모을 때 위험분산을 위해 성격이 다른 여러 자금을 끌어오는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일명 ‘클럽 딜’ 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 대표는 “동양인 개인 투자자들은 부동산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 과거에는 ‘내가 이 빌딩을 갖고 있다’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수익성을 등한시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소유’보다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꾸준한 배당과 ‘시세 차익’(capital gain)에 한층 민감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클럽 딜’은 개인들이 혼자 투자할 수 없는 호텔이나 상업시설, 오피스 등 다양한 섹터에 같이 투자하고 리스크는 나눌 수 있는 등 장점이 적지 않다. 전 대표는 “자산가가 100억원을 내고 작은 건물 한 개를 사는 것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여러 대상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여기에 세금혜택까지 더해지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신 기관 투자가들은 ‘블라인드 펀드’를 앞세워 틈새시장에 대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라인드 펀드란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펀드를 조성함으로써 투자의 순발력을 높인 것이다.
그는 건물을 살 때 ‘수익률’과 ‘출구 전략’을 가장 먼저 살피라고 조언했다. 전 대표는 “상업시설의 경우 커피 전문점이나 유명 패션 브랜드 등 이른바 ‘앵커테넌트’(핵심 점포) 비율이 30% 정도 되는 번화가의 빌딩이 좋다”며 “나중에 쉽게 팔아 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는지가 투자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도 해외부동산에 관심 가져야
17년간 부동산 투자·개발, 펀드 운용, 임대마케팅, 자산관리에 몸담았던 전 대표는 “한국 오피스 빌딩 시장이 지금으로선 한계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서울만 해도 광화문·을지로 등 도심권과 여의도, 강남에서 공급이 쏟아지고 있지만 수요는 한정돼 있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직후 외국 자본들이 막대한 투자이익을 거뒀지만 지금은 국내자본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그는 “투자할 만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은 정해져 있다 보니 수익률이 낮아도 국내 기관투자가들끼리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오피스 시장에만 머물지 말고 새로운 시장과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국내 투자자들은 대안을 찾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로 미국(워싱턴 및 뉴욕)이나 영국(런던), 호주, 말레이시아 등 안전하고 검증된 시장에서 공실이 낮은 오피스 빌딩을 선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에는 호텔이나 소매 상업시설, 임대주택 등으로도 투자 대상을 서서히 넓혀 가고 있다.
전 대표는 “세계 500여개 세빌스 사무실과 정기적으로 정보를 나누며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부동산 물건들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은 한 번의 투자로도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 지역을 잘 파악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초 선임된 전 대표는 BHP코리아, 코리아에셋어드바이저즈(KAA), ING리얼에스테이트자산운용,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