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우려…미국 독자 해결은 안돼"
"이집트 원조중단으로 과도정부 행동 못 바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즉각적인 군사개입에 대해서는 난색을 보였다.

또 최근 군부의 유혈 시위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집트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견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되는 중대사안"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러나 실제로 화학무기가 사용돼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다는 주장을 믿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중"이라면서 "만약 사용됐다면 매우 골치 아프고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엔의 현지 화학무기 조사와 관련, "과거 전례로 미뤄 시리아 정부가 협력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1일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첫 공식 언급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일각의 군사개입 주장에 대해 "미국이 명확한 증거나 유엔과의 협의 없이 다른 나라를 공격한다면 과연 그것이 국제법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또 국제적 연대를 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시리아 내부의 복잡한 종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이 군사개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매케인 의원의 열정에 공감하지만, 즉각적인 개입은 더 어려운 상황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사실상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앞서 매케인 의원은 전날 CNN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에 대한 무력 사용에 나서지 않은 것이 아사드 대통령이 잔학 행위를 저지를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의 유혈진압 사태에 따른 원조 중단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이집트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원조 중단만으로는 과도정부의 행동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다만 대다수 미국 국민은 우리의 가치에 반하는 (이집트의) 행동을 지원하거나 부추기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지금 우리는 이집트와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벌어진 사태를 고려하면 평상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양정우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