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시장개입 등 각종 수단 동원
통화·주가는 계속 하락…미국 출구전략 기정사실화 여파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설이 계속 확산하자 주요 신흥국들이 각종 정책 수단을 동원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이 더욱 짙어지면서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와 증시는 22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 신흥국 정부, 외자유치·시장개입 등 동원
인도는 외자 유치를 위해 루피화 국외 채권을 처음으로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익명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 재무부는 또한 비상장 자국 기업을 해외 증시에 상장시켜 외국 자금을 끌어오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인도 경제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가 보도했다.

인도중앙은행(RBI)도 국채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오는 23일 공개시장에서 800억 루피(약 1조4천억원) 규모의 국채를 사들일 계획이다.

인도와 나란히 위기 진원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도 경제 안정과 성장 촉진을 위한 경제정책 패키지를 23일 발표, 위기 대응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국가경제기획청 청장은 경제정책 패키지에 투자 면세 조치 등 투자 촉진방안과 실업 방지 대책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기초여건상 가장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는 터키는 중앙은행이 터키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21일(현지시간)부터 매일 최소 1억 달러(약 1천100억원)의 외화를 매각하는 등 시장에 개입하기로 했다.

터키중앙은행은 앞서 전날 통화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7.75%로 0.5%포인트 올려서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브라질도 상황이 급박해지자 알레샨드리 톰비니 중앙은행 총재가 22∼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당국 회의인 잭슨홀 회의 참석 일정을 긴급히 취소했다.

톰비니 총재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 등과 회의를 갖고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브라질중앙은행은 또한 헤알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5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 통화·주가 계속 하락…인도 루피화 환율 또 최고기록
그러나 이러한 신흥국 정부들의 노력에도 각국 통화 가치와 주가 등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 연내 축소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21일(현지시간) 공개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한층 키웠다.

위기설의 진원지인 인도 루피화 환율은 22일도 오후 2시 33분 현재 달러당 65.1600루피로 1.1250달러 상승,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도 같은 시간 달러당 10,965루피아로 190루피아 올랐고, 태국 바트화 환율도 달러당 32.11바트로 0.28바트 상승했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 또한 달러당 2.4543헤알로 0.0608헤알 올랐으나, 달러·터키리라화 환율은 1.9784터키리라로 0.0003터키리라 내려 잠시 한숨을 돌렸다.

증시 또한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해 인도 센섹스지수는 같은 시간 현재 17,881.35로 0.14% 하락했다.

전날 정책 당국의 개입으로 반등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도 4,122.37로 2.28% 급락했다.

태풍 등으로 사흘간 문을 닫았던 필리핀 증시도 이날 개장하자 PSEi지수가 6 ,122.56으로 6.18% 폭락했다.

말레이시아 KLCI지수는 1,714.74로 1.73%, 싱가포르 ST지수는 3,072.81로 1.16% 각각 빠졌다.

이날 제조업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는 2,069.33으로 0.18% 내렸고, 선전성분지수는 8,265.35로 0.36%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는 7,805.61로 0.35% 내렸고, 홍콩 항셍지수는 21,662.36으로 0.71%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3,375.80으로 0.36% 하락했고, 토픽스지수는 1,121.06으로 0.06%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