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괴물' 류현진(26)이 12승째를 거둔 경기는 '절친' 후안 우리베와 '일등도우미' A.J. 엘리스가 나란히 활약을 펼쳤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류현진이 7이닝을 1점으로 막는 동안 다저스 타선은 4점을 뽑아내며 팀의 4-2 승리를 완성했다.

0-1로 뒤진 5회말 1사 후 A.J. 엘리스가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우리베는 깔끔한 좌전 안타를 때려 엘리스를 3루로 보냈다.

다음 타자 닉 푼토가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내자 엘리스에 이어 우리베가 전력 질주로 홈까지 들어와 역전에 성공했다.

평소 류현진과 친근한 사이를 유지해 '절친'으로 알려진 우리베는 전날 류현진과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

우리베는 전날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류현진이 자신의 뺨을 툭 때리자 거세게 뿌리치면서 노려봤다.

류현진은 당황한 듯 멀찌감치 물러났고 이 장면이 현지 중계 화면에 잡혀 류현진과 우리베의 사이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베가 곧바로 "화를 냈던 게 아니고 류현진과 평소 이런 장난을 많이 친다"고 해명했고 류현진 또한 이에 맞장구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우리베는 해명에 더해 경기에서도 활약을 펼치며 자신이 여전히 류현진의 '절친'임을 입증했다.

발이 빠르지 않은 편임에도 1루에서 홈까지 온 힘을 다해 질주한 우리베 덕분에 류현진은 6회부터 어깨가 좀 더 가벼워진 상태로 볼을 던질 수 있었다.

포문을 우리베가 열었다면 쐐기타는 역시 류현진의 '일등도우미' A.J. 엘리스의 손에서 나왔다.

엘리스는 2-1로 앞선 6회 2사 2, 3루에서 2타점짜리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9일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3점짜리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공수에서 활약한 엘리스는 이날도 류현진과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류현진은 엘리스와 호흡을 맞춘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2.74로 시즌 평균자책점(2.91)보다 낮다.

엘리스 또한 류현진이 선발로 뛴 경기의 타율이 0.375로 시즌 평균 타율(0.260)보다 높아 둘의 만남이 양쪽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증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