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끝에 찾아온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살인 강도 등 심야 강력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열대야로 창문을 열어놓은 주택을 골라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며 강도짓을 한 혐의(특수강도 미수 등)로 몽골인 A씨(2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9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오전 1시40분께 서울 이화동 최모씨(41) 단독주택에서 현금 2만원과 15만원 상당의 외장하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오전 2시50분께 옆집으로 들어가 식칼로 주인 박모씨(45·여)를 위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거실에서 잠을 자던 박씨는 A씨가 흉기로 위협하자 소리를 지르며 안방으로 피신한 뒤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최씨 신고로 근처를 수색하던 경찰이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무더위로 밤에 창문을 열어둔 곳을 노린 침입 절도에 대비, 수사·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용산경찰서는 8일 술에 취해 시끄럽게 행패를 부린다는 이유로 노숙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노숙인 최모씨(40)와 연모씨(42)를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역 인근의 한 통신대리점 앞에서 한 50대 노숙인이 시끄럽게 행패를 부린다는 이유로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복부를 수차례 발로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3명은 서울역 앞에서 함께 노숙을 하며 알고 지내던 사이로 당시 모두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작은 다툼이 살인 등 강력사건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표/박상익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