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과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이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서구의 인터넷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자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카카오톡과 라인, 중국의 '위챗'이 페이스북과 구글, 블랙베리같은 모바일 네트워크 업체의 전통적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아시아 업체 3곳은 페이스북처럼 모바일 무료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보다 재미있고, 10대 친화적인 스타일로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트남의 인터넷 기업인 VNG 코퍼레이션의 러훙민 사장은 "카카오톡이나 라인같은 채팅앱을 사용해보면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데 반해 서방의 (채팅)앱들은 순수 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2010년 론칭한 뒤 소위 '모바일 메신저 혁명'을 일으켰으며 후발 주자인 라인은 카카오톡을 따라잡아 출시 2년만에 2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게 됐다.

반면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이 같은 수의 사용자를 보유하기까지는 꼬박 5년 이상 이상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오범(Ovum)의 마크 랜슨 분석가는 "페이스북과 구글은 분명 (아시아) 모바일 메신저 앱들을 하나의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남아시아인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 앱시장을 장악해 온 블랙베리가 어느 스마트폰에서나 내려받을 수 있는 아시아 채팅앱때문에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같이 남아시아에서 아시아 채팅앱 업체들이 잘 나가는 배경으로는 최근 수년간 주요 소비층의 수입은 늘어난 반면 채팅앱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가격은 낮아진 데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다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등 한류도 한몫을 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이 아시아 시장에서 개별 국가마다 마케팅을 전략을 치밀하게 짜 시장을 공략한 것도 하나의 성공 포인트가 됐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어느 나라에서나 유사한 전략을 갖고 시장에 접근했던 방식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오범의 분석가인 랜슨은 페이스북이 메시지 서비스를 강화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지만 아시아 채팅앱들의 부상은 모든 나라에 '두루 적용(one-size-fits-all)'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