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26·SK텔레콤)과 전미정(31·진로재팬)이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나섰다.

최나연과 전미정은 1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올드 코스(파72·6천672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나란히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둘은 1일 밤 11시40분(이하 한국시간) 현재 스테이시 루이스, 니콜 카스트랠리, 모건 프레슬(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프레슬은 아직 1라운드에서 4개 홀을 남기고 있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골프 역사상 사실상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는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버디 7개를 잡았으나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가 함께 나와 3언더파 69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미야자토 아이(일본), 펑산산(중국) 등과 함께 중간 순위 공동 12위다.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 올해 메이저 대회 4연승을 노리는 박인비는 현지시간 오전 7시03분에 1번 홀(파4)을 출발했다.

1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4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박인비는 3번 홀(파4)에는 7m가 넘는 긴 거리의 버디를 낚으며 쾌조의 샷 감각을 과시했다.

박인비는 이후 4번 홀(파4)과 6번(파4), 8번(파3)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기록해 전반 9홀에서 버디만 5개를 쓸어담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 2타를 잃어 최종합계 3언더파 69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박인비는 13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기록했고 16번 홀(파4)에서는 한꺼번에 두 타를 잃었다.

이날 처음 벙커에 빠진 박인비는 높은 턱 때문에 공을 앞으로 보내지 못하고 옆으로 빼냈으며 퍼트를 세 차례 하면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히는 17번 홀(파4)에서도 버디 퍼트가 짧아 또 한 타를 잃은 박인비는 마지막 18번 홀(파4)을 버디로 마무리한 것에 위안을 삼았다.

이날 오전 내내 비가 오다말다를 반복했고 오후에 그쳤다.

우려했던 바람은 잔잔한 편이었다.

총상금 173만3천662 파운드(약 29억5천만원)가 걸린 이번 대회는 올해 열리는 5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4번째 대회다.

지난 시즌까지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해마다 마지막 메이저 대회로 열렸지만 올해부터 9월 에비앙 마스터스가 메이저 대회로 승격했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은 역시 박인비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 달성 여부다.

지금까지 한 해에 열린 메이저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예는 1930년 보비 존스(미국)가 유일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가 출범하기 전이었고 브리티시오픈과 US오픈 외에 나머지 2개 대회는 아마추어 대회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값으로 치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0년부터 2001년 사이에 메이저 대회 4연승을 기록했지만 한 해에 열린 메이저 4개를 모두 휩쓸지는 못했다.

여자 선수로는 미키 라이트(미국)가 1961년부터 1962년에 걸쳐 역시 메이저 4연승을 한 예가 있다.

박인비가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올해 캘린더 그랜드 슬램 달성은 물론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자연스럽게 이루게 된다.

(세인트 앤드루스<영국>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