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발광다이오드) 조명시장은 한경이 최근 기획기사로 보도했던 대로 세계가 주목하는 유망시장이다.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백열전구와 형광등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은 작년부터 백열등 사용을 금지했고 한국도 백열전구를 퇴출시키기로 한 만큼 시장은 급성장할 전망이다. 맥킨지 등 글로벌 컨설팅업체들은 LED조명 세계시장 규모가 2020년엔 832억달러로 커져 메모리 반도체시장(800억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정도다. ‘빛을 내는 반도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그러나 이런 시장을 오스람 필립스 같은 외국업체에 고스란히 내줘야 할 판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2011년 11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2014년 말까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발을 묶어 버린 탓이다. 대기업은 수만개나 되는 LED 조명 가운데 3개만 팔 수 있고, 공공 및 민간부문 수주도 금지시켰다. 중견기업도 공공부문 수주를 할 수 없다. 당시 정운찬 동반위원장은 산업계와 학계의 한결같은 반대를 뿌리치고 밀어붙였다.

물론 우리 기업들은 나름의 능력을 갖고 있다. LED TV를 2009년 처음으로 상용화했던 게 바로 삼성전자, LG전자다. LED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광원(칩) 매출(2013년 1분기 기준) 세계순위에서 삼성전자는 2위, LG이노텍은 5위, 서울반도체는 7위다. 오스람 필립스 등이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시장이 쪼개져 있어 진출 가능성은 열려 있다. 중국업체들은 가격이 싸지만 핵심 방열기술이 떨어진다.

LED는 핵심기계 한 대 값만 100억원에 달해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하다. 소규모 국내 중기가 감당할 일이 아니다. 동반위의 터무니 없는 결정은 결국 국내 대기업만 바보로 만드는 형국이다. 골목상권 규제가 일본 등 외국 편의점과 외식업체 좋은 일만 시키는 것과 똑같다. 중국 LED 조명 1위 업체가 얼마전 국내 시장 진출을 발표했던 것도 동반위가 만들어낸 코미디다. 미국 일본은 보조금까지 주며 LED를 키운다. 이런 성장 시장을 외국업체에 넘겨주면 한국이 납품업체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눈먼 동반성장위를 어떻게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