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일본인 골퍼 미야자토 아이(28)가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큰 발자취를 남기고 세상을 뜬 구옥희를 애도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데일리 스포츠는 미야자토가 구옥희의 타계 소식을 접한 뒤 느낀 소회를 블로그에 올렸다고 12일 인터넷판에서 전했다.

구옥희는 심장마비로 10일 일본 시즈오카현 숙소에서 숨졌다.

향년 57세.
미야자토는 "구옥희 선배의 별세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아마추어 때 그와 몇 차례 함께 라운드를 했다"고 썼다.

미야자토는 한국여자프로골프 1세대로 일본 무대에서 23승이나 올린 '전설' 구옥희를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경기 중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라운드 중 함께 걸을 때나 경기가 끝났을 때 상냥하게 말을 붙이던 구 선배의 미소가 떠오른다"고 소개했다.

미야자토는 "미국에서 뛰는 탓에 그간 만날 기회가 없었으나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하고 싶었다"며 "이제 (구 선배의) 웃는 얼굴을 다시 볼 수 없어 너무 아쉽지만 천국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세요"라고 글을 맺었다.

현재 고인의 시신은 도쿄로 옮겨졌다.

도쿄 한국 총영사관이 사망확인서를 발급하면 시신은 한국으로 운구된다.

약 두 달 전 일본으로 건너간 구옥희는 사망 당일인 10일 일본프로골프 Q스쿨에 도전하는 조카, 다른 남녀 프로 선수 등 총 4명과 시즈오카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저혈압 증세를 보인 그는 9홀만 돈 뒤 일행에게 '과일이나 좀 사오라'고 요청하고 숙소에서 휴식에 들어갔으나 일행이 돌아오기 전 심장마비로 눈을 감았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