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상반기 글로벌 시장] 글로벌 채권시장 '패닉'…지난주 美국채 매도 6년만에 최대
상반기 국채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 예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주요국의 양적완화가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국채를 사는 방법으로 시행되는 만큼 양적완화가 중단되면 국채시장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상반기 국채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국채 가격 하락) 지역은 북미였다.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39%, 30% 올랐다. 30일 미국 중앙은행(Fed)에 따르면 Fed가 외국 중앙은행을 대신해 보관하고 있는 미 국채 잔액은 6월19~26일 한 주 동안 324억달러 감소해 2조9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도 규모는 2007년 8월 240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3주 연속 글로벌 중앙은행의 미 국채 매도가 지속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가별 중앙은행의 매도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신흥국이 주로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반 투자자들도 채권 매도에 가세하고 있다. 펀드자금 분석업체인 EPFR글로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글로벌 채권형펀드 잔액은 233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미 채권펀드에서 가장 많은 106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하이일드-정크본드 채권펀드도 68억달러 줄었다. 투자등급 회사채펀드, 미국 공채펀드, 모기지담보부증권(MBS)펀드 등에서도 일제히 환매가 이뤄졌다. 이들 채권펀드의 환매 규모는 EPFR글로벌이 데이터 분석을 시작한 199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신흥국도 부진했다. 올 들어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채금리가 각각 22%, 19%, 러시아가 9% 넘게 상승했다. FT에 따르면 6월19~26일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도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56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최근 5주 동안 이머징마켓의 채권 및 주식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350억달러에 이른다. 마크스 로스젠 씨티그룹 아시아주식 수석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수건을 던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올여름에 시장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신흥국은 부진했다. 남아공 랜드화는 통화가치가 올 들어 18%나 떨어졌다. 인도 루피, 브라질 헤알, 터키 리라 등도 7~8% 하락했다. 엔화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적극적인 엔저 전략 덕에 올 들어 가치가 14% 하락했다.

반면 올 들어 가치가 많이 오른 통화로는 보츠와나 풀라(9.3%), 아이슬란드 크로나(4.8%), 이스라엘 셰켈(4.6%) 등이 꼽혔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남윤선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