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하반기에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급락에 따른 반등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62포인트(1.56%) 반등한 1863.32로, 코스닥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500선을 지켜내며 519.06로 상반기 마지막 날 장을 마무리했다. 이달 들어 거세졌던 외국인들의 순매도 행진이 주춤거리면서 시장도 안정세를 찾았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을 촉발 시킨 계기는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입이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는 '출구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등 통화정책 방향의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주 후반 시작된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다음 주에도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1900선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저항 받을 순 있겠지만 7월 중순까지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상반기 박스권을 형성했던 1900~2050선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 5일에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도 증시 반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대부분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7월부터는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 시장이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며 "출구전략과 관련된 발언이나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흥국 시장 증시 중에서 따지자면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 상승동력(모멘텀)이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식시장이 적정가치보다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보유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길게 하반기를 보면 시장이 조정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실물 경기가 뚜렷하게 개선되거나 미국의 경우 고용, 국내는 수출 지표를 확인한 뒤 보유 비중을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반기 전반적으로는 지지부진한 '박스권장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반등에는 뒤에는 추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9월 이후에나 의미있는 상승세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 조정 압력이 '정책 노이즈' 때문에 다시 발생한 것"이라며 "올해 9월2일에는 미국의 부채한도 조정, 그 다음달에는 독일 총선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