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와 ‘고음질 스트리밍’이 최근 디지털음악 시장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음악을 선곡해주는 라디오 서비스는 스포티파이, 판도라 라디오 등 해외에서 먼저 시작돼 최근에는 멜론 벅스 등 국내 업체로도 확산되고 있다. 콤팩트디스크(CD) 수준의 원음을 들려준다는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도 유행이다. 롱텀에볼루션(LTE) 보급에 따라 용량이 큰 고음질 파일도 빠르게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게 되면서다.
디지털음악시장, 고음질 서비스 경쟁
○라디오, 새로운 핵심 서비스로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은 ‘아이튠즈 라디오’를 공개했다. 아이폰·아이패드에 들어가는 차세대 운영체제 iOS7에 새로 추가된 기능으로, 이용자가 그동안 재생하거나 다운로드받았던 음악을 기반으로 애플이 자동으로 선별해 들려준다. 좋아하는 장르의 방송국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튠즈 라디오를 사용하려면 iOS7이 깔려 있어야 하고 애플 미국 계정이 있어야 한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대신 주기적으로 오디오 광고를 들어야 하고, 광고를 듣지 않으려면 1년에 24.99달러를 지불하는 ‘아이튠즈 매치’에 가입하면 된다.

멜론이나 엠넷닷컴, 벅스 등에 가입한 국내 사용자라면 해당 서비스 내에서 라디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도 최근 잇따라 모바일에서 라디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국내 1위 음원업체 멜론은 지난달 30일 이용자의 취향에 맞게 음악을 추천해주는 ‘스마트라디오’ 기능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 추가했다. 좋아하는 장르나 시대별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특정 가수를 좋아하면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가수들을 소개해준다.

벅스도 지난달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해 음악을 자동 선곡해주는 라디오 기능을 선보였다. 노래에 대해 ‘좋아요’나 ‘싫어요’를 누르면 더 정확한 취향을 분석해준다. 엠넷닷컴도 음악추천 기능을 엠넷닷컴 웹의 ‘M플레이어’에 적용했다. 회사 측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곡을 찾기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거나 곡을 일일이 검색해야 하는 수고를 덜고, 엠넷닷컴에서 추천해주는 음악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디오 기능은 음원 업체 입장에서도 몰랐던 음악을 이용자에게 들려줌으로써 더 많은 음악 소비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이점도 있다.

○고음질로 실시간 감상

엠넷닷컴은 지난 4월 고음질 ‘HD뮤직’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128Kbps, 192Kbps로 전송되던 모바일 스트리밍 음질을 원음에 가까운 320Kbps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초당 비트 수(bps)로 표현되는 전송률은 초당 전송되는 비트 수를 의미한다. 전송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정보(비트)를 가지게 돼 음악 재생시 세밀하고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다.

엠넷닷컴 관계자는 “다운로드 받은 고음질 MP3파일과 동일한 음질로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음질 스트리밍은 휴대폰 데이터 소모량이 많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CJ E&M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LG유플러스 가입자 전용 월정액 상품 ‘HD스트리밍 프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별도의 데이터 이용료 없이 고음질 음원 듣기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멜론도 고음질의 ‘HQ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0~2015년 세계 디지털음악시장에서 다운로드 시장은 연평균 3.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스트리밍은 연평균 44.4%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내외 음원업체들은 모두 스트리밍 시장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고음질 서비스도 이처럼 급성장하는 스트리밍 시장을 잡기 위한 차별화 포인트라는 것이다.

애플도 ‘아이튠즈 매치’라는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의 아이튠즈에 보관돼 있는 음악 파일을 검사해 이를 고음질로 바꿔 스트리밍해주는 서비스다. 저음질 음원 파일을 갖고 있어도 고음질로 들을 수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