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소방관 성범죄, 절도 등 잇따라…도소방본부 대책 마련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관들이 성범죄, 절도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여성 혼자 사는 원룸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전남 지역 소방관 김모(40)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자신이 소유한 광주 광산구의 원룸 건물의 4층에 거주하는 A(37·여)씨의 방에 침입, 에어컨 내부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A씨가 노트북이 고장 나 도움을 요청하자 자신이 새 컴퓨터를 설치해주겠다며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한 뒤 A씨가 집을 비운 틈을 이용해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현직 소방관이 여고생을 차에 태워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남 지역 소방관 김모(27)씨는 지난달 16일 오전 11시 30분께 광주 북구의 한 도로에서 학교 행사 후 하교 중인 여고생 A(18·고3)양에게 길을 알려 달라며 차에 태운 뒤 한 중학교와 주차장 인근으로 데려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29일에는 전남 화순에서 소방관 최모(30)씨가 은행 현금 인출기 위에 놓인 지갑과 현금 5만원을 가져간 혐의로 불구속입건되기도 했다.

소방관들의 잇단 비위에 당황한 소방본부는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전남도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소방관이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도내 12개 소방서 책임자들을 소집해 순회 교육 등 내부교육을 강화하고 형사처벌 결과를 토대로 내부 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방관들의 성범죄 혐의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면, 해임, 정직, 강등과 같은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선 경찰관들도 현직 소방관들이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데 대해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시민을 지켜야 할 소방관이 거꾸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해 황당하다"며 "이번 일 때문에 소방관, 경찰, 군인 등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