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업계에서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들 기기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팔로스 버디스에서 열린 '올싱스디'컨퍼런스에서 '입는 컴퓨터'가 사과(애플)나무의 중요한 가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애플은 현재 시계와 유사한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러나 구글의 스마트안경 '구글 글라스'에 대해서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주류 제품이 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스앤 바이어스의 파트너인 메리 미커는 '입는 컴퓨터'가 웹과 관련된 '3번째 주기'의 스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터넷과 관련된 연례 보고서에서 "입을 수 있고, 운전 가능하고, 날 수 있고, 정밀 검사가 가능한" 시대에 이미 진입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서는 첨단기술과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이는 기업들도 '입는 컴퓨터'를 주목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리조트는 디즈니의 공연자들이 고객의 이름을 직접 부르면서 공연할 수 있게 하려고 고객의 신원과 기호 등 정보를 담은 손목 밴드 '매직밴드'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재 첨단기술과 대중들 사이에는 아직 상당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올싱스디 컨퍼런스에서도 현재 가장 부각되는 '입는 컴퓨터'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기기 착용자는 많지 않았지만 특이한 디자인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있어도 두드러져 보였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심지어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자는 이 기기를 착용한 사람들이 바보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처음 이 기기를 착용했다고 밝힌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도 이 기기를 좋아하지만 익숙해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이 기기는 새 기술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올싱스 컨퍼런스 내내 구글 글라스를 이용한 르웹 컨퍼런스의 창업자인 로익 르 메어는 구글이 디자인을 개선하고 이용자들에게 새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구글 글라스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흘려보냈던 트위터의 주요 트윗을 놓치지 않는 것이 정말 좋았다"고 소개하고 "장점이 부각되면 주변의 어색하다는 지적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