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동남부 울워치에서 발생한 칼부림 테러사건의 범인들은 나이지리아계 이슬람 개종자로 보인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범행 직후 시민의 카메라를 향해 이슬람 급진주의 구호를 외친 범인의 모습을 TV에서 확인한 트위터 이용자의 제보가 이어지면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범인 2명 가운데 카메라에 잡힌 20대 흑인 남성은 아부 누사이바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영국 태생의 인물로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문은 그러나 현장에서 체포된 이들이 나이지리아에 근거를 둔 이슬람 테러단체인 보코하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누사이바는 전날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도 도주하지 않고 몰려든 시민에게 자신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달라고 요청해 방송에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이 영상은 시민의 제보를 받아 ITV 방송이 최초로 보도했다.

그는 추가 범행을 말리려고 나선 스카우트교사 잉그리드 로요케네트와 태연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후드 재킷 차림의 누사이바는 영상 속에서 피로 물든 손에 흉기를 쥔 채 "위대한 알라신에게 맹세컨대 우리는 '당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이어 "그들이 우리와 싸우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과 싸울 것"이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여성 행인들을 향해 "오늘 이 (참혹한) 광경을 보여주게 돼 미안하지만 우리 땅의 여성들도 똑같은 장면을 볼 처지"라고 말했다.

또 영국 정부를 겨냥해 "당신들의 정부를 몰아내라, 그들은 당신들을 상관하지 않는다.

당신들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누사이바를 포함한 테러 용의자 2명은 전날 런던 동남부 울워치의 영국 포병대 인근 거리에서 영국군 소속 20대 군인을 차로 받은 뒤 흉기를 휘둘러 잔인하게 살해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들은 벌채용 칼과 식칼을 이용해 피해 남성을 참수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졌다.

영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 사안으로 규정했으며, 수사 당국은 배후에 알카에다의 영향이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