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찾은 中 스마트폰업체들 "모바일 D램 더 달라" 아우성
“모바일 D램 공급을 늘려달라.”

경기 화성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장에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연이어 찾아왔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핵심 부품인 모바일 D램이 품귀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공급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고위 관계자는 거래처를 다독이기 위해 최근 한 달 새 두 번이나 중국과 대만 고객사를 찾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앞당기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지난해 3분기 중국에선 모두 239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렸다. 이때부터 미국(2330만대)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샤오미 등 현지업체들이 1999위안(약 36만원)짜리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대중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스마트폰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레노버 ZTE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메이커들은 잇따라 생산확대 계획을 내놓고 있다.

양위엔칭 레노버 CEO는 “2년 내 삼성전자를 넘어 중국 내 최대 스마트폰 기업이 되겠다”며 올해 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2350만대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ZTE도 올해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두 배 넘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하면서 핵심 부품 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 모바일 D램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노키아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는 2분기 들어 속속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데다 레노보 등 중국업체까지 생산량을 늘리면서 모바일 D램 공급량이 수요량의 70% 수준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엘피다 등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불황 때문에 지난 2년간 시설 투자를 줄인 영향도 크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모바일 D램 주문이 폭주하자 지난달부터 서둘러 25나노(1나노=10억분의 1m) 4Gb(기가비트) DDR3 모바일 D램 양산에 나섰다. 작년 7월 30나노급 양산에 나선 이 회사는 28나노 제품을 건너뛰고 25나노로 직행했다. 회로 선폭을 좁히면 같은 라인에서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어서다.

삼성은 또 1조원 이상을 투입, 모바일 D램 생산라인인 화성 13라인의 장비를 교체하고 있다. 25나노 제품을 이른 시일 내에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다. 당초 삼성전자는 25나노 제품 비중을 올해 말까지 전체 생산량의 3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를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바일 D램 외에 터치스크린 패널, 1000만 화소 이상 고급형 카메라모듈 등도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