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 "중소기업 경영권 인수펀드 가장 매력"
“연기금 등 글로벌 ‘큰손 기관투자가(LP)’들은 이제 아시아 유럽 등 지역에 관계없이 리스크 대비 최고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는 사모펀드(PEF)만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들의 돈을 받아 투자를 집행하는 PEF 운용사(GP)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적 PEF 자문사인 엠비전의 니클라스 어문드손 부사장(사진)은 13일 “글로벌 LP들의 사모투자(PE)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문드손 부사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리는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ASK 2013)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는 포럼에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한 투자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한다.

어문드손 부사장은 최근 들어 LP들의 투자 스타일이 △자금 위탁 규모를 줄이되 핵심 펀드에 집중하고 △실사 기간 및 내부 승인심사를 강화하며 △투자금이 제때 반환되는지에 집중하는 등 과거보다 한층 깐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문드손 부사장은 “투자경험이 부족한 GP가 운용하는 PE에는 자금을 대지 않겠다는 LP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년간 글로벌 LP들의 사모투자 규모는 대체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어문드손 부사장은 “글로벌 LP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3%는 과거 1년에 비해 향후 1년간 PE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며 “반면 투자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2%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55%는 비슷한 규모로 끌고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큰손’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꼽는 PEF는 ‘중소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목적으로 세운 펀드라고 어문드손 부사장은 전했다. 그는 “글로벌 LP의 절반가량이 중소기업 바이아웃 펀드에 돈을 투입할 뜻을 내비쳤다”며 “중소기업을 인수한 뒤 ‘몸값’을 올려 되파는 PEF의 수익률이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내리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문드손 부사장은 벤처캐피털과 대기업 경영권 인수 펀드, 펀드오브펀드(PEF에 투자하는 펀드)도 향후 LP들의 투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세컨더리펀드(창업투자회사 등이 투자했던 벤처기업 주식을 재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와 메자닌펀드(전환사채 등 주식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유입자금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어문드손 부사장은 향후 PE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외부 변수로는 ‘금융 규제’를 지목했다. 유럽연합(EU)이 헤지펀드와 PEF 운용자를 대상으로 차입비용과 위험관리 비용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대체투자펀드운용자지침(AIFMD)을 7월부터 발효하는 등 주요 선진국이 앞다퉈 자본시장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어문드손 부사장은 “국제투자자협회(ILPA)가 PEF에 대해 ‘기본 관리비용을 제외한 초과 수수료를 반환하라’고 규정하는 등 자본시장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