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은행 간 단기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금리인 리보(LIBOR) 산정의 구체적인 개편안이 나왔다. 주요 은행들로부터 단기 차입금리 호가를 제출받아 평균을 산출하던 기존 방식과 함께 은행 간의 실제 거래 금리를 근거로 지수를 뽑아내는 새로운 방식을 혼용하는 것이다.

마틴 휘틀리 영국 금융감독청(FSA) 소비자·시장 금융국장은 13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방식으로 금리를 산출해온 투자자들에게 영속성을 부여하는 한편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점진적인 개혁을 유도하기 위해 두 가지 방식을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보는 세계 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지표로 이를 바탕으로 거래되는 자금은 350조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리보 산정 주체인 바클레이즈 등 영국 은행들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리보 조작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사실이 작년 6월 드러나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어 FSA 주도로 개혁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기존 방식을 통한 리보 산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게리 젠슬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기존 방식에 문제가 있으면 기한을 정해 그 이후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호가를 종합해 산출하는 기존 방식은 조작 사건에서 보듯 은행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실제와 동떨어져 왜곡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거래를 근거로 만들어진 지수에 기반하는 새로운 방식은 추세를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기존 방식보다 변동성이 심해 은행 간 금리 결정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