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상권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 일산 라페스타 거리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길을 따라 상가들이 늘어서 있는 이른바 ‘스트리트형 상가’라는 점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으로 상가 투자가 주목받으면서 스트리트형 상가가 늘고 있다. 새로운 상가 형태다 보니 일반적인 상가와 차이점과 다른 상가와의 수익률이 비교된다.

○지하철 연결 상가, 젊은 층 유입

‘스트리트형 상가’란 쇼핑점포, 문화·휴식공간 등이 입주해 있는 저층 상가들이 길을 따라 일정한 테마를 갖추고 조성된 형태를 말한다. 쇼핑 동선이 편리하게 짜여 있다 보니 일반 박스 형태의 상가에 비해 유동인구까지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권이 단절된 곳이나 차량의 유속이 빠른 나홀로 상권에 대한 투자를 피하라고 조언한다. 기존의 수요층이 두텁지 않은 데다 신규 수요자들도 늘지 않다보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없어서다. 이미 오픈돼 성업 중인 스트리트형 상가들은 무분별하게 업종을 늘어놓기보다는 확실한 ‘테마’나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 지하철로 연결되는 위치에 자리잡아 20~30대의 젊은 층을 신규 수요로 만들어 내고 있다.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 인근 ‘더스테이트몰’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 인근 ‘더스테이트몰’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경기도 부천시) 인근의 ‘더스테이트몰’은 매머드급 ‘규모’와 ‘여성’에 특화된 상가다. 상가 길이만 700m에 달하고 입점된 점포 수는 280여개다. 이 중 여성과 관련된 미용실, 피부관리실, 네일숍, 패션브랜드 점포만 따져도 60개에 달한다. 커피숍만도 18개 점포를 갖추고 있어 전체의 3분의 1은 여성 관련 업종으로 분포됐다.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상가가 활성화돼 있다.

분양대행사 기와집의 김상윤 대표는 “투자 안정성을 고려해 상가투자에 나서려면 선점보다는 조정기를 거친 상가에 후분양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선임대 후분양 상가인 ‘더스테이트몰’은 이미 임대가 맞춰져 있는 60호실의 상가를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500만원대로, 공급면적 64㎡의 경우 분양가가 9600만원 정도다. 입점된 점포의 월세로 60만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주변 오피스텔보다 높은 편이다.

분양가가 낮은 이유는 초기 시행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매(公賣)로 나온 물건을 현재의 시행사(한솔IC)가 넘겨받아서다. 선임대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데다 분양가가 대폭 낮게 책정돼 상가 수익률은 높아졌다.

서울 서교동 지하철 2·6호선 합정역과 바로 연결되는 ‘메세나폴리스 몰’은 문화와 업종보호를 내세우고 있다. 롯데시네마, 인터파크 공연장을 갖추고 있고 지난해 10월 오픈 이후 문화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윤하, 박효신, 김조한 등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선임대 후분양의 스트리트형 상가로 ‘장기간 꾸준한 수익’을 내세우고 있다. 메세나폴리스몰은 연면적 4만176㎡ 규모에 달하지만 미용실과 분식점은 한 곳뿐이다. 상업시설의 업종 중복에 따른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임대위임확약 및 업종준수 확약을 받으면서 가능한 구조다.

○입지·주변 발전전망 체크해야

신분당선 판교역 부근에는 ‘판교 아브뉴프랑’이 2만7544.34㎡ 의 공간에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최근 오픈했다. 이 스트리트형 상가는 ‘프랑스’와 ‘F&B(식음료)’라는 특징이 있다. 1층은 200m 전면 길이를 최대한 활용해 내부 스트리트를 조성,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연상케 한다.
신분당선 판교역 부근 ‘아브뉴프랑’   김하나 기자
신분당선 판교역 부근 ‘아브뉴프랑’ 김하나 기자
좌·우측에 수평적 테마거리, 광장, 테라스형 상가, 야외 쉼터 등을 배치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동판교 중심 상업지구에 있으며 알파돔시티와도 가깝다. 호반건설이 직접 시공해 운영하면서 입점업체들을 고급F&B의 콘셉트로 선정했다. CJ계열 4대 브랜드(빕스, 차이나팩토리, 제일제면소, 올리브영)와 SG다인힐 3대 대표 브랜드(투뿔등심, 붓처스컷, 블루밍 가든)를 비롯해 정통 이탈리안 식당 ‘올라’도 입점했다. 다만 100% 임대형이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이 분양을 받기는 어렵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스트리트형 상가는 가시성과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어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고 새로운 고객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트리트형 상가는 대단지 내 상가나 주상복합상가, 쇼핑몰 등의 유형과 짝짓는 사례가 많다 보니 기본적인 수요를 확보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권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소장은 “스트리트형이다 보니 저층부와 상층부 또는 전면과 후면 등 위치별 가치가 다르다”며 “특색이 없거나 임차인이나 소비층의 접근이 어려운 상가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