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주가가 신(新) 성장동력으로 장착한 바이오 사업부문의 실적 부진 우려로 최근 증시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음식료업계 경쟁사들이 경기방어주로 각광받으면서 승승장구하는 사이 CJ제일제당은 연중 최저가(30만2000원, 4월 22일)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29일 오후 1시 2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500원(1.09%) 상승한 32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주가는 그러나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 빠졌다. 기관과 외국인은 전 거래일까지(26일) 각각 CJ제일제당 주식 3만9000여주와 10만주 이상 동반 순매도, 그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22일에는 장중 30만2000원까지 추락해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시전문가들은 CJ제일제당의 이러한 주가하락 요인으로 라이신(가축 사료용 아미노산)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1분기 실적 부진 우려를 가장 먼저 꼽는다. 중국 중소업체에서 저가 라이신을 대거 공급하면서 글로벌 가격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 라이신 사업부가 포함된 바이오 사업부는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전체 매출 가운데 3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CJ제일제당이 계획대로 미국 아이오와주에 라이신 공장을 증설할 경우 라이신 가격과 수익성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며 "라이신 가격이 바이오 부문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기대를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내수 시장에서 집중해온 CJ제일제당은 세계 바이오 시장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신사업에 오히려 발목 잡힌 격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CJ제일제당의 주가하락은 가공식품의 수익성 둔화 우려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국 라이신 판가 하락에 따른 어닝쇼크 우려 때문"이라며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라이신 판가하락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라이신과 더불어 이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공식품 부문의 수익성 둔화 우려 역시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되고 있다. 새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에 CJ제일제당이 지난달 설탕 가격을 4~6% 낮추면서 설탕을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가격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다른 경쟁 식음료 업체는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달 들어 주가 11.7% 상승했고 농심과 롯데푸드의 주가그래프 역시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이들은 각각 지난 17일과 26일 잇따라 52주(1년)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