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더라도 미래 투자에 나선 기업들이 "성장성을 기대할 만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단기 주가 상승 매력은 약해도 중장기적인 투자가 유망하다는 평가다.

29일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신라호텔에 대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면서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호텔신라의 지난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73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별도 영업이익은 62.2% 줄어든 85억원으로 시장기대치(156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연결 당기순손실은 200억96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1분기 일본인 입국자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 면세점 실적이 부진했고 지난 1월부터 장충동 서울호텔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자산상각 손실 약 200억원이 반영된 탓이다.

1분기 어닝쇼크에도 현대증권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4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올렸고 대신증권과 대우증권도 7만원대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 중국 조류 독감, 북한 리스크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되고 호텔 재개장으로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호텔 공사가 완료돼 호텔신라의 전사적인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에는 일본인 입국객도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올 연말 호텔신라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위아도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에 못 미쳤지만 서산부지를 활용한 장기 성장 계획이 상반기 중으로 발표된다는 점에 점수를 받았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자동차 부품 공장 신설 등을 위해 충청남도 서산일반산업단지 내 41만9326㎡ 부지를 매입한 바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26일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서산부지 투자계획에 대해 "일부 검토 사항이 남아있다"며 "올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하고 착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아 현대위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하향조정한다"면서도 "2분기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산 부지 개발안은 주가의 큰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중국 등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2분기에도 현대위아의 차량부품 사업부는 외형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은 오는 9월 말, 약 9조원을 투자한 3고로가 가동되기 시작하면 400만톤의 생산능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1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부진했지만 3분기에는 3고로 가동으로 증설 모멘텀을 누릴 수 있다"며 투자를 권했다. 3고로의 증설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은 총 1200만톤의 고로 생산능력(열연 880만톤, 후판 350만톤)를 보유하게 된다.

그는 "현대제철 3고로는 9월에 화입이 시작돼 오는 11월께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라며 "3고로 증설은 현대제철, 현대 하이스코, 현대차로 이어지는 판매고리를 확보해 놓고 진행돼 완공시 현대제철의 기업가치가 증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